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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점차에서 왜 마지막 슛을 쏴?' NBA 불문율 논란 시끌

2017-04-03 16:56

미국프로농구(NBA)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의자베일맥기(사진=NBA미디어센트럴)
미국프로농구(NBA)골든스테이트워리어스의자베일맥기(사진=NBA미디어센트럴)
농구 종목에서는 다음과 같은 불문율이 존재한다고 여겨진다.

매우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는 팀은 경기 종료를 앞둔 마지막 순간 슛을 던지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만약 남아있는 정규 시간보다 공격제한시간이 짧아 슛을 던지지 않을 경우 팀 실책이 기록된다 하더라도 슛을 던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게 상대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3일(한국시간) 미국 오클랜드 오라클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워싱턴 위저즈의 경기에서 이같은 농구의 불문율을 두고 양팀이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골든스테이트는 경기 막판 워싱턴에 137-115로 크게 앞서있었다.

스테판 커리는 종료 9초를 남기고 오른쪽 베이스라인에 서있는 센터 자베일 맥기에게 공을 건넸다. 이때 공격제한시간은 약 7초를 남기고 있었다. 이미 승패가 결정난 가운데 흐르는 시간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의 마지막 순간이었다.

그런데 맥기는 갑자기 3점슛을 던졌다. 그 순간 워싱턴의 브랜든 제닝스가 두 팔로 맥기를 밀었다. 심판은 휘슬을 불었다. 이때 남은 시간은 6.9초, 남은 공격제한시간은 4.8초였다.

제닝스는 화가 난 기색이 역력했다. 양팀 선수들은 워싱턴 벤치 앞에 모여들어 말을 주고 받았다. 험악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워싱턴 선수들의 표정에 짜증이 섞여있었던 것만큼은 분명했다.

심판은 제닝스의 행동이 과격했다고 판단하고 그에게 플래그런트 파울을 선언했다. 국내 프로농구가 채택한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서는 언스포츠맨라이크 파울(U-파울)과 비슷한 개념이다.

워싱턴은 골든스테이트가 농구의 불문율을 어겼다고 생각했다.

제닝스는 경기 후 미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건 매우 무례한 행동이었다. 그럴 때는 그냥 시간이 흐르도록 내버려두고 아무 것도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간판 스타 존 월 역시 "그런 상황에서는 그냥 공을 들고 공격제한시간에 걸려 팀 실책을 하는 게 맞다. 제닝스가 매너없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닝스는 골든스테이트가 이미 한 차례 매너없는 행동을 했다고 생각했다.

경기 막판까지 8점 13어시스트 12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었던 골든스테이트의 주전 포워드 드레이먼드 그린은 이미 점수차가 20점 가까이 벌어진 상황에서 계속 경기에 뛰었고 결국 34초 전 3점슛을 성공시켜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제닝스는 "그린이 트리플더블을 달성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이미 무례한 행동이었다. 이미 40득점을 넘긴 스테판 커리도 코트에 남아있었다. 그래서 상대가 무례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일찌감치 승패가 결정된 경기에서는 이기고 있는 팀이 주전 선수들을 차례로 교체해주는 것이 상대에 대한 배려라는 불문율 역시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또 크게 이기고 있는 팀이 경기 막판에는 작전타임을 요청하지 않는 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기고 있는 팀이 승리를 확신하는 기준은 매번 다르기 때문에 이는 코트 안팎에서 잡음을 일으키기도 한다. NBA는 물론이고 국내 프로농구에서도 종종 벌어지는 일이다.

워싱턴의 스캇 브룩스 감독은 맥기가 자유투 3개 중 2개를 넣자 곧바로 작전타임을 요청했다. 작전타임을 부를 이유는 전혀 없었다. 상대팀의 행동에 불만을 표현한 것 아냐니는 시선이 많다.

스티브 커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브룩스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커 감독은 "브룩스 감독에게 사과하고 싶다. 아마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것이다. 상대를 자극하기 위해 그랬던 것은 아니다. 맥기는 그저 정규 시간과 공격제한시간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3점슛 시도가 옳은 선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맥기는 그 상황에서 3점슛을 던지지 말았어야 했다. 물론 그의 행동도 이해는 된다. 정규 시간과 공격제한시간에 차이가 있어 슛을 던지는 것에 대해 나는 아무 불만이 없다. 가만히 있다가 실책을 하라는 것인가. 그렇다고 해서 3점슛을 던져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 이유 때문에 제닝스는 화가 났을 것이다. 경기 막판에 이런 상황이 벌어져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맥기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실책을 하는 것보다는 슛을 던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팀 동료인 클레이 탐슨과 그린은 "그럼 맥기가 그 상황에서 뭘 했어야 하는가"라며 맥기를 변호했다.

경기는 골든스테이트의 139-115 승리로 끝났다. 스테판 커리는 3점슛 9개를 성공시키는 등 야투 시도 22개 중 15개를 넣으며 42점을 기록했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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