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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드라이버는 우승으로 가는 길? PGA 투어 신풍조

2017-03-16 17:56

지미워커(왼쪽)와리키파울러.사진=AP뉴시스
지미워커(왼쪽)와리키파울러.사진=AP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짧은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강자'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선수들은 44.5~45.5인치의 드라이버를 사용한다. 이론적으로 드라이버 길이만 1인치 늘려도 비거리는 10야드 늘어난다. 이 때문에 전장이 길어진 PGA에서 굳이 짧은 드라이버를 고집하는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장타’가 대세인 투어 추세와 반대로 드라이버 길이를 줄여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들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선수가 지미 워커(38, 미국)와 리키 파울러(28, 미국)다.

평소에도 44인치로 비교적 짧은 드라이버를 사용했던 지미 워커는 급기야 지난 1월 PGA 투어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해 42인치 드라이버를 선보였다. 이는 PGA 투어 대다수의 선수가 사용하는 3번 우드의 길이(43인치)보다 짧았다.

지미 워커는 짧은 드라이버에 대해 “대회가 개최되는 하와이의 강한 바람에 맞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다”라고 했다. 워커의 공략은 맞아떨어졌다. 워커는 짧은 드라이버로 첫날 단독 선두에 올라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번 시즌 리키 파울러는 드라이버 길이를 자르는 강수를 뒀다. 파울러는 44.5인치였던 자신의 드라이버를 1인치 잘라 43.5인치로 만들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리키 파울러는 짧은 드라이버로 PGA 투어 혼다 클래식을 평정했다.

짧은 드라이버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파울러는 “짧은 드라이버를 사용하니 볼 컨트롤이 좋아졌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짧은 클럽이 샷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클럽이 짧을수록 일정한 스윙궤도를 유지하며 스위트 스폿에 정확히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위트 스폿에 정확하게 맞추면 볼의 방향성이 좋아질 뿐만 아니라 비거리까지 늘어난다.

이를 뒷받침하듯 리키 파울러와 지미 워커 모두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는 크게 올랐다. 파울러는 58.69%(113위)였던 페어웨이 적중률을 63.49%(53위)까지 끌어올렸다. 워커 또한 48.31%(183위)였던 페어웨이 적중률을 59.40%(141위)까지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가장 놀랄 만한 점은 이론과는 다르게 드라이버 길이를 잘라도 거리 손실이 없거나 적었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드라이버 길이를 자른 리키 파울러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는 305야드(16위)다. 반면 지난 시즌 그의 드라이브 거리는 301.6야드(23위)였다. 오히려 드라이브 거리가 증가했다.

하지만 지미 워커는 약간의 거리 손실을 감수했다. 지난 시즌 301.3야드로 리그 24위의 평균 드라이브 거리를 기록했던 워커는 이번 시즌 약 5.9야드 떨어진 295.4야드를 기록하며 리그 67위다. 하지만 짧아진 드라이버 길이에 비하면 이론보다 비교적 거리 손실을 덜 본 셈이다.

이는 짧은 드라이버로 임팩트시 보다 정확하게 스위트 스폿에 볼을 맞혔음을 의미한다.
물론, 날로 전장이 길어지고 있는 PGA에서 과감하게 자른 드라이버를 들고 대회에 나서는 것은 어디까지나 장타자에 속하는 선수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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