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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얼 인 더 선 2탄' 스텐손-미컬슨의 '투 맨 쇼'

디오픈 최종일 난타전 명승부, 1977년 톰 왓슨과 잭 니클로스의 대결에 필적

2016-07-18 11:30

▲필미컬슨(왼쪽)과헨리크스텐손이디오픈최종일혈투를마친뒤포옹을나누며서로를격려하고있다.사진=PGA투어홈페이지
▲필미컬슨(왼쪽)과헨리크스텐손이디오픈최종일혈투를마친뒤포옹을나누며서로를격려하고있다.사진=PGA투어홈페이지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제145회 디 오픈이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스텐손과 필 미컬슨(미국)이 벌인 최종일 우승 경쟁은 디 오픈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꼽힐 만하다.

특히 이들의 대결은 1977년 톰 왓슨과 잭 니클로스(이상 미국)가 스코틀랜드 턴베리 에일라 코스에서 벌인 결투를 떠올리게 했다. 당시 3라운드가 끝났을 때 2위 니클로스와 3위와의 타수 차이는 10타나 벌어져 있었다.

최종일 경기는 그래서 왓슨과 니클로스의 대결로 압축됐다. 둘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그 보다 더 뜨거운 혈투를 벌였다. 우승자는 마지막 퍼트를 한 뒤에 결정됐다. 왓슨의 1타 차 승리였다. 골프 역사에서 그들의 명승부는 ‘듀얼 인 더 선’(Duel in the sun)으로 불린다. 흔히 ‘백주의 결투’로 번역된다.

18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로열 트룬 골프장에서 열린 디 오픈 4라운드도 그랬다. 3라운드가 끝났을 때 스텐손이 12언더파로 1위, 미컬슨이 11언더파로 2위였다. 3위 빌 하스(미국)는 6언더파. 최종일 경기는 일찌감치 스텐손과 미컬슨이 ‘클라레 저그’를 놓고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점쳐졌다.

스텐손과 미컬슨은 챔피언 조에서 거의 매 홀 버디를 주고받는 난타전을 벌였다. 40세의 스텐손은 중거리를 퍼트를 쏙쏙 집어넣은 신들린 퍼팅 감각을 앞세워 타수를 줄여 나갔고, 46세의 미컬슨은 노련한 플레이와 환상적인 아이언 샷으로 맞섰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이를 두고 ‘투 맨 쇼’(Two man show)라고 표현했다. 둘의 뜨거운 대결에 2,3라운드 때 몰아치던 강풍도 잠시 숨을 죽였다. 숨 막히는 결투를 마친 두 남자는 18번 홀 그린에서 손을 맞잡은 뒤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스텐손은 미컬슨이라는 출중한 경쟁자가 있었기에 더욱 빛났다. 스웨덴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제패한 그는 새로운 기록도 작성했다. 최종 합계 20언더파 264타는 1993년 로열 세인트 조지에서 열린 대회 때 그레그 노먼(호주)이 세운 이 대회 종전 최저타 267타를 3타 경신한 것이었고, 언더파 기준으로 2000년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타이거 우즈(미국)가 세운 19언더파에 1타 앞섰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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