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명예의 전당 헌액' 박인비, 드디어 'LPGA 전설'

명예의 전당 스물다섯 번째 회원, 박세리에 이은 한국 선수 두 번째 쾌거

2016-06-10 11:24

▲박인비가KPMG위민스챔피언십1라운드를마친후명예의전당입회를축하받고있다.남편남기협씨(가운데모자선글라스)와박세리(왼쪽)의모습도보인다.AP뉴시스
▲박인비가KPMG위민스챔피언십1라운드를마친후명예의전당입회를축하받고있다.남편남기협씨(가운데모자선글라스)와박세리(왼쪽)의모습도보인다.AP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10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챔피언십 1라운드가 열린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의 사할리 골프장(파71.6624야드) 18번홀.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그린에 올라오면서 장내 아나운서가 그를 소개하자 갤러리들은 박수로 박인비를 환영했다.

박인비는 이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스코어는 중요하지 않았다. 박인비가 홀을 마치자 마이크 완 LPGA 투어 커미셔너는 직접 꽃다발을 전달하며 명예의 전당 입회를 축하해 줬다. 이어 박세리와 아니카 소렌스탐을 비롯해 후배인 유소연, 백규정, 이민지도 박인비와 포옹을 나누며 축하의 말을 건넸다.

한때 코치였다 지금은 남편이 된 남기협 씨는 아내 박인비를 꼭 안아주며 ‘그동안 수고했다’는 듯 등을 토닥여줬다. ‘베테랑’ 로라 데이비스와 줄리 잉크스터, 카리 앱 등도 ‘전설’이 되는 박인비를 따뜻하게 맞아줬다.

박인비(28.KB금융그룹)가 드디어 LPGA 명예의 전당에 입회했다. 이날 1라운드를 마친 박인비는 올 시즌 10개 대회를 소화해 입회의 마지막 요건인 ‘투어 생활 10년’을 채웠다. 그는 명예의 전당 스물다섯 번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로는 박세리에 이어 두 번째다.

메이저 7승을 포함해 통산 17승을 거둔 박인비는 지난 시즌 베어트로피(최저타수상)를 수상하면서 입회에 필요한 포인트를 모두 채웠고, 투어 생활 10년 요건을 이번 대회에서 충족시켰다. 여자 골프의 한 획을 그었던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포인트를 만족시켰지만 ‘투어 10년’ 조건을 채우지 못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했다.

박인비는 LPGA 10년 동안 순조로운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박인비는 이듬해부터 4년간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박인비는 “골프를 그만 두고 싶은 시기였다”고 회상하곤 한다. 남편인 남기협 씨를 만나면서 스윙 교정을 한 박인비는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며 부활에 성공했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2013년 US오픈과 나비스코 챔피언십 우승을 포함해 한 시즌 6승을 달성했고, 2014년에도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등 3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에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3연패와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시즌 5승과 함께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그 사이 ‘침묵의 암살자’ ‘메이저 퀸’ 등의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인비보다 메이저 대회 우승컵이 많은 선수는 단 6명뿐이다. 이 중 메이저 대회 10승을 올린 소렌스탐을 뺀 4명은 1950년대에 뛴 투어 초창기 멤버들이다. 통산 25승을 올린 박세리도 메이저에서는 다섯 번밖에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박인비가 KPGA 위민스 챔피언십에서 거둔 메이저 3연패는 LPGA 역사상 세 번째의 대기록이기도 하다. 박인비는 올 시즌 허리와 손가락 부상 등으로 아직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지만 이번에 우승하면 전무후무한 메이저 4연패를 달성하게 된다.

한편, 박인비는 이날 버디 3개에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를 쳤다. 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쳤지만 후반에 보기만 3개를 범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최근 2개 대회에서 기권하던 모습과 비교하면 만족할 만한 스코어라는 평가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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