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SK텔레콤오픈]허인회 ‘셀프 라운드’ 와중에도 ‘홀인원’

티 오프 전 캐디 나오지 않아 직접 백 메고 경기..."클럽 8개 들고 출전...힘든 하루였다"

2016-05-20 15:17

▲허인회가20일열린SK텔레콤오픈2라운드경기를마친후백을메고걸어나오고있다.그는이날직접백을메는'셀프라운드'를했다.그와중에홀인원까지기록해화제를모았다.영종도=조원범기자
▲허인회가20일열린SK텔레콤오픈2라운드경기를마친후백을메고걸어나오고있다.그는이날직접백을메는'셀프라운드'를했다.그와중에홀인원까지기록해화제를모았다.영종도=조원범기자
[영종도=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어깨 아파 죽는 줄 알았어요.”

지난해부터 군인 신분으로 프로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허인회(29.국군체육부대)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2라운드에서 캐디 없이 스스로 백을 메고 경기하는 ‘셀프 라운드’ 와중에 홀인원까지 기록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허인회는 20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7209야드)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경기에서 5언더파를 몰아쳤다. 홀인원 1개에 버디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었다. 중간 합계 2언더파다.

허인회는 이날 경기 내용보다는 캐디 없이 직접 백을 메고 출전해 경기 내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경기 후 황당한 사연을 하소연했다. 전날 1라운드 때 함께 했던 캐디가 2라운드 출전 시간이 다 돼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허인회는 “어쩔 수 없이 캐디 없이 플레이를 하기로 했다”며 “캐디백 무게를 줄이기 위해 평소 14개이던 클럽 중 드라이버와 3번 우드, 유틸리티, 5.7.9번 아이언, 58도 웨지, 퍼터까지 8개, 그리고 볼 3개만 넣고 경기에 나섰다”고 했다.

허인회는 “첫 홀을 돌 때는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2번홀에 가니 그때부터 점점 무거워졌다. 전반 홀 끝난 후에는 8개의 클럽 중에서 더 빼고 싶어졌다”며 “백이 무거울까봐 물도 넣지 않았고, 힘들어서 볼 닦을 정신도 없었다. 마치 4라운드 시합에서 힘을 모두 뺀 뒤 월요일에 추가 라운드를 돈 느낌이다”고 했다.

10번홀부터 출발한 허인회는 13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주춤했지만 후반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1번과 3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그는 5~7번홀에서 3연속 버디를 챙겼고, 파3 8번홀에서는 행운의 홀인원을 기록했다.

허인회는 “홀까지 200야드인 상황에서 190야드를 보내려고 했다. 그 정도 거리면 6번 아이언을 사용하는데 클럽이 없어 5번과 7번 중 고민하다 5번 아이언으로 컨트롤 샷을 했는데 그게 들어가 깜짝 놀랐다”고 홀인원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얼떨결에 들어갔다. 그동안 응원을 해주신 분들 덕분에 이런 행운이 찾아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인회는 후반에 잘 친 것과 관련 “군인 신분이라 상금도 못 받고, 제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시합에 나와서 대충 친다고 오해하는 분들도 있더라”며 “컷 탈락하면 나도 속상하다. 오늘도 캐디가 없는 상황이어서 주목을 받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어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허인회는 “당장 캐디부터 구해야겠다”며 거수경례를 한 뒤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영종도=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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