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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번홀의 기적, 왕정훈을 ‘王’으로 만들다

2016-05-09 08:21

▲왕정훈자료사진.뉴시스
▲왕정훈자료사진.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파5 18번홀 치러진 연장 첫 번째 홀. 왕정훈(21)의 볼은 홀에서 10m 가량 떨어진 데다 내리막이어서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왕정훈은 이 퍼트를 성공한 뒤 환호했고, 승부는 다시 연장으로 넘어갔다.

기세가 오른 왕정훈은 같은 홀에서 치러진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약 4m 거리의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엘비라를 눌렀다. 왕정훈은 앞선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홀에서도 5m 거리의 만만치 않은 버디 퍼트를 성공해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8번홀에서의 3연속 버디가 그의 우승을 이끌었다.

왕정훈이 9일(한국시간) 모로코 라바트의 로열 골프 다르 에스 살람(파72.7487야드)에서 열린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하산 2세 트로피 정상에 올랐다. 왕정훈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를 보탰다.

최종 합계 5언더파를 적어낸 왕정훈은 엘비라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한 뒤 연장 두 번째 홀 버디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 대회는 모로코 왕을 기념해 열린다. 왕정훈이 그야말로 왕(王)이 되는 순간이었다.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최경주, 위창수,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 안병훈, 이수민에 이어 유럽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8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올해로 따지면 지난달 선전 인터내셔널 정상에 오른 이수민에 이어 두 번째다. 우승상금은 25만 유로(약3억3000만원).

왕정훈은 경기 후 “지난 밤에 거의 잠을 못 잤다”며 “마지막 3개 홀 연속 버디는 어떻게 한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저 버디를 잡겠다는 생각만 있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친한 사이인 이수민이 지난달에 우승해 기뻤는데 나도 이렇게 정상에 올라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 랭킹 133위인 왕정훈은 이번 우승으로 랭킹이 90위 이내로 상승할 전망이다. EPGA 투어 시드도 2018년까지 보장 받게 됐다. 올림픽 경쟁에도 더욱 불이 붙었다. 현재 안병훈이 24위, 김경태 48위, 이수민 75위인 상황에서 왕정훈이 가세했다.

2013년부터 아시안투어에서 주로 활약한 왕정훈은 올해 3월 히어로 인디안 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르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에는 두바이 오픈 준우승, 월드클래식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랐다.

김세영 기자 freegolf@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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