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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14! 골프계 10대 뉴스]⑧그들이 군대에 간 이유는

2014-12-22 13:23

올 한해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매년 그렇듯 2014년에도 새롭게 탄생한 스타가 있는가 하면 저문 스타도 있다. 필드 안팎에서도 다양한 일들이 벌어졌다. 묵은해를 보내며 마니아리포트가 올해 골프계의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를 통해 한해를 되돌아보는 한편 2015년의 새로운 희망과 과제에 대해서도 전망한다. <편집자 주>
▲허인회.사진
▲허인회.사진

[마니아리포트 김세영 기자]대한민국 남자에게 군대는 숙명이다. 신체와 정신에 이상이 없는 한 평생에 한 번은 꼭 다녀와야 한다. 화려한 청춘의 시절 2년간의 사회와의 단절은 두려움을 낳는다. 요즘 인기 있는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 속 군대는 방송일 뿐이라는 것도 잘 안다. 특히 스포츠 선수에게 군 입대는 치명적이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군대를 피하기 위해 다양한 편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선수들 사이의 루머도 종종 나온다.

올해는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발생했다. 남자 골퍼들이 대거 자발적으로 입대했다. 올해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최소타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던 허인회(27·JDX)를 비롯해 맹동섭(27·호반건설), 박현빈(27·볼빅), 박은신(24·우리투자증권), 방두환(27·테일러메이드), 양지호(25) 6명이 입대했다. 아마추어 골프국가대표인 함정우(20)와 김남훈(20)도 여기에 합류했다.

이들의 발길을 군대로 자발적으로 이끈 건 상무골프단이다. 올해 한시적으로 창단됐다. 국군체육부대는 내년 10월2일부터 10일간 경북 문경에서 열리는 세계군인체육대회를 위해 올해 상무골프단을 창단했다. 체력테스트와 세계랭킹 등에 따라 지난달 20일 허인회 등 8명이 최종 합격했고, 지난 8일 입대했다.
▲김민수.사진
▲김민수.사진

스크린골프 투어인 지투어(GTOUR)의 스타 김민수(24․볼빅)도 상무골프단에 지원했지만 아쉽게 탈락했다. 마침 오늘(22일)이 그가 논산훈련소로 떠난 날이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김우현(23․바이네르)은 상무 대신 현역을 택해 화제를 모았다. 지난달 25일 강원도 춘천의 102보충대에 입소한 그는 “몸과 마음을 더 수련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대다수의 남자 골프 선수들은 군 입대를 두고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손의 감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골프에서 2년이라는 공백은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합법적으로 군 입대를 면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메달을 따는 거였다. 그래서 골프 국가대표 선발전을 두고 잡음이 들리기도 했다.
▲김승혁(왼쪽)과홍순상.사진
▲김승혁(왼쪽)과홍순상.사진

군 입대를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삼는 경우도 있다. 올해 상금왕과 대상을 석권한 김승혁(28)이 그렇다. 그는 2008년 해병대에 자원입대했다.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을 때였다. “어차피 가야 할 곳이었고,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입대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승혁은 제대 후 성적이 꾸준히 오르더니 올해 비로소 꽃을 피웠다.

홍순상(33․SK텔레콤)도 프로테스트 통과 뒤 곧바로 해병대에 입대했다. 그는 제대 후 2007년 X캔버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스타로 발돋움했다. 늦은 나이에 군에 간 김대섭(33)은 지난 2012년 제대 3주 만에 출전한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과 다음달 열린 한국오픈 정상에 올라 건재를 과시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그동안 국방부에 골프단 창단을 꾸준히 호소했다. 최경주(44)와 양용은(42)도 힘을 보탰다. 상무골프단이 이번에 처음 창단된 건 아니다. 국방부는 지난 1993년부터 5년간 골프단을 운영했으나 1998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비 절감을 이유로 골프단을 해체했다. 이후 골프 유관 단체들이 골프의 올림픽 종목 정식 채택과 내년 프레지던츠컵 한국 개최 등의 명문을 내세워 재창단을 꾸준히 건의했다.

어쩌면 올해 한시적으로 창단된 상무골프단이 하나의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선수들이 내년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골프가 스포츠 외교의 한 축으로 인정을 받는다면 한국골프계의 오랜 숙원이 풀릴 지도 모른다.

[k01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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