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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은 "(이)상민아, 미안하지만 첫 승은 다음에 해라"

2014-10-12 17:43

'어제의동지,오늘의적'문경은SK(왼쪽)감독이12일이상민삼성감독과맞대결을앞두고코트에서만나이날양보없는승부를다짐하고있다.(잠실=KBL)
'어제의동지,오늘의적'문경은SK(왼쪽)감독이12일이상민삼성감독과맞대결을앞두고코트에서만나이날양보없는승부를다짐하고있다.(잠실=KBL)
'2014-2015 KCC 프로농구' 삼성-SK의 경기가 열린 12일 잠실실내체육관. 올 시즌 개막전 최다인 7431명의 농구 팬들이 모인, 비상한 관심이 모인 승부였다. 서울 라이벌의 시즌 첫 대결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바로 문경은 SK(43)-이상민(42) 삼성 감독의 사령탑 첫 맞대결이었다. 연세대 1년 선후배인 이들은 1993-1994시즌 농구대잔치에서 대학팀으로 사상 첫 우승을 이끌었다. 91학번인 이 감독의 절묘한 패스를 받은 문 감독이 장기인 3점포를 터뜨리며 쟁쟁한 실업팀을 물리치고 역사를 만들었다.

그런 두 절친 감독의 첫 사령탑 승부였다. 프로 현역 시절에는 숱하게 맞붙었다. 문 감독이 삼성, 이 감독이 현대(현 KCC)로 가 라이벌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은퇴 이후 감독이 돼 다시 만난 것이다.

일단 문 감독은 지난 6일 미디어데이에서 후배에게 선전포고를 했다. 맞대결에 대한 질문에 문 감독은 "(이 감독이) 첫 시즌에 잘 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지만 우리랑 만나면 6전 전승으로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감독은 "SK의 전력이 단단하지만 우리도 부족하지는 않다. 쉽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감독 첫 승, 오늘은 안 돼…어제 졌으니 꼭 이겨야"
이날도 팽팽한 기 싸움은 마찬가지였다. 뜨거운 우정은 여전했지만 승부에는 양보가 없었다. 문 감독은 경기 전 만난 이 감독에게 "데뷔 첫 승이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안 된다"며 덕담과 승부사 기질이 섞인 한방을 날렸다. 이에 이 감독도 "어제(오리온스전)는 졌지만 오늘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경기는 두 감독의 승부욕처럼 치열했다. SK가 삼성에 1쿼터를 18-17, 2쿼터까지 37-33으로 앞섰지만 5점 차 이내였다. 승부를 점치기 어려웠다.

하지만 역시 관록이 앞섰다. 감독 대행을 포함해 사령탑 4년 차 문 감독이 새내기 이 감독에게 한 수 가르쳤다. 3쿼터부터 SK는 삼성을 밀어붙이며 65-55, 10점 차로 점수를 벌렸다.


이 감독은 열정과 패기로 맞섰지만 올 시즌 3강으로 꼽히는 SK와 격차를 극복하지 못했다. 4쿼터 종료 5분 20여 초 전 SK 에이스 김선형(17점, 4리바운드, 4도움)이 호쾌한 원 핸드 덩크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곧바로 가로채기에 이어 골밑슛까지 성공시켰다.

93-78 SK의 낙승. 일단 한국 농구의 큰 획을 그었던 두 감독의 뜨거웠던 첫 대결은 선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아직 5번의 대결이 남아 있다.잠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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