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한화금융클래식]강수연이 쏘아올린 ‘희망’

마흔 앞두고 여전히 ‘현역’…롱런 모습으로 후배들에 롤모델

2014-08-03 15:43

▲강수연(왼쪽)과정연주.사진
▲강수연(왼쪽)과정연주.사진
마흔 앞두고 여전히 ‘현역’…롱런 모습으로 후배들에 롤모델

[마니아리포트 유혜연 기자]‘현역 최고령’ 강수연(37)이 후배들에게 ‘희망’을 전달했다.

강수연은 3일 충남 태안 골든비치 골프&리조트(파72․6631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클래식(총상금 12억원)에서 공동 13위에 올랐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조카뻘’ 되는 후배들과의 경쟁에 거둔 성적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그동안 한국여자프로골프계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너무 일찍 현역 무대를 은퇴하는 ‘조로’(早老) 현상이 꼽혔다. 강수연의 선전은 그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여자골프계의 스타로 꼽혔던 강수연은 다소 늦은 나이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들었다. 강수연은 그러나 미국 무대에 대한 적응이 쉽지 않았다. 낯선 코스와 장시간 이동, 호텔 예약과 식사 등 모든 게 걸림돌이었다. 몸도 자주 아팠다. 주변에서는 “그만 하고 국내에 돌아오라”는 권유도 잇따랐다.

하지만 강수연은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다”며 미국 무대를 고집했다. 그 집념과 오기는 마침내 2005년 세이프웨이클래식 정상에 오르며 결실을 맺었다. 1승 이후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내던 강수연에게 이번에는 “이제 쉴 때가 됐다”는, 은퇴 권유가 잇따랐다.

강수연은 포기 대신 2011년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지난해 스탠리레이디스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일본에서도 30대 후반의 선수가 뛰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강수연은 스타에서 그저 그런 ‘노장’으로 전락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에도 꿋꿋하게 골프채를 놓지 않고, 자신만의 골프를 이어나갔다. 한 때 ‘군기반장’이라 불렸지만 이제는 후배들의 저녁을 챙기는 살뜰한 맏언니가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수연은 후배들과의 ‘유쾌한 경쟁’을 즐겼다. 대회 개막 전에 열린 채리티 대회에서는 15살 어린 정연주(22․CJ오쇼핑)와 팀을 이뤄 시종 웃음을 잃지 않고 라운드를 했다. 본 대회 최종일 17번홀(파3)에서는 티샷이 홀을 지나 오르막 경사에 멈추자 “안 돼, 내려오면 안 되겠니”라며 후배들 앞에서 애교를 부렸고, 마지막 홀을 마친 후에는 갤러리에게 볼을 던져주며 활짝 웃었다. 매 라운드 후에는 후배들과 즐거운 한때를 즐겼다.

동료였던 박지은, 김미현 등이 은퇴한 후에도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강수연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골프를 즐기면서 할 수 있다는 또 하나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골프인생에서 우승이 전부가 아니라는 메시지로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강수연의 활약은 그래서 아름답다.

[r201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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