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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만 홍보전 총력…연예계, 월드컵 마케팅 실종사태

방송 3사 낯 뜨거운 홍보…월드컵송 월드컵녀는 사라져

2014-06-19 08:09

2014브라질월드컵H조1차전한국-러시아와의경리를앞둔18일오전서울강남구영동대로코엑스앞특설무대를찾은시민들이열띤응원을펼치고있다.이명진기자
2014브라질월드컵H조1차전한국-러시아와의경리를앞둔18일오전서울강남구영동대로코엑스앞특설무대를찾은시민들이열띤응원을펼치고있다.이명진기자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월드컵은 연예계가 가장 주목하는 스포츠 행사 중 하나다. 2002 한일월드컵을 필두로 월드컵송, 월드컵녀 등 월드컵을 겨냥한 각종 마케팅이 활발했지만 올해에는 사정이 다르다. 세월호 사건 이후 침체된 분위기 속, 자칫 잘못하면 월드컵 마케팅으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연예관계자들도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역대 월드컵 마케팅 성공사례는?

월드컵 마케팅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된 것은 지난 2002 한일월드컵 때였다. 당시 무명에 가까웠던 윤도현밴드는 ‘오 필승 코리아’라는 노래로 단숨에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지금은 국제스타가 된 가수 싸이의 경우 2001년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방송 정지상태였지만 2002년 한일월드컵 때 거리응원을 나갔다가 지상파 방송사와 인터뷰를 한 것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이후 싸이는 같은 해 9월, ‘챔피언’을 발표해 월드컵을 비롯한 각종 스포츠 행사에서 사랑받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이 낳은 대표적인 가수 미나는 당시 건강하고 섹시한 여성미로 주목받으며 대표적인 ‘월드컵녀’로 꼽히고 있다.

2014브라질월드컵H조1차전한국-러시아와의경리를앞둔18일오전서울강남구영동대로코엑스앞특설무대를찾은싸이가멋진공연을하고있다.이명진기자
2014브라질월드컵H조1차전한국-러시아와의경리를앞둔18일오전서울강남구영동대로코엑스앞특설무대를찾은싸이가멋진공연을하고있다.이명진기자


월드컵을 주목한 마케팅은 2006 독일월드컵 때도 이어졌다. 당시 배우 김수로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꼭짓점댄스’로 주목받으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MBC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성주는 당시 차범근 현 SBS해설위원과 함께 MBC중계를 맡아 친근하면서도 진심이 담긴 중계로 국민MC로 떠올랐다. 김성주는 독일월드컵의 인기를 바탕으로 프리랜서를 선언한 이후 8년만에 친정 MBC에서 중계를 맡고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때도 월드컵 마케팅은 여전했다. 당시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배우 박하선은 월드컵 거리응원현장에서 청순한 외모를 뽐내 주목받았고 DJ 최화정은 한국의 16강 진출시 비키니를 입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화끈하게 지켜 “역시 최화정”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연예계 월드컵 마케팅 잠잠한 이유는?

'무한도전'응원단이18일서울세종로특설무대에서진행된'2014브라질월드컵거리응원전'에서열띈응원을펼치고있다.윤성호기자
'무한도전'응원단이18일서울세종로특설무대에서진행된'2014브라질월드컵거리응원전'에서열띈응원을펼치고있다.윤성호기자

그러나 2014 브라질월드컵은 그 어느 때보다 잠잠한 분위기다. 매 월드컵 때마다 무명 여성연예인을 ‘월드컵녀’로 포장한 보도자료조차 볼 수 없다. 충성스러운 마니아 팬심을 자랑하는 MBC ‘무한도전’팀이 월드컵 공식응원가 ‘빅토리송’과 ‘승리의 시간’을 발표하고 김수로의 ‘꼭짓점 댄스’를 연상하는 ‘콕콕댄스’를 선보였지만 현재까지는 별다른 반응이 없는 상태다.

오히려 ‘무한도전’ 팀은 세월호 사고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와 붉은악마가 주도하는 응원에 누가되는 것을 고려, 응원단 홍보에 다소 소극적인 모양새다.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올해 연예계에서는 제2의 YB, 제2의 미나를 자처하며 적극적인 홍보를 하는 이들이 드물다. 가수 김흥국, 가수 미나, 와썹, 소찬휘, 박현빈 등이 월드컵 응원가를 내놨지만 반응은 별무신통이다.

한 연예관계자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연예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무리한 홍보활동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월드컵 특수를 활용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은 자제하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또다른 연예관계자는 “2002 한일월드컵 이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펼쳐졌지만 대중의 마음을 진정으로 움직이지 못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한국대표팀이 선전하지 못할 경우 마케팅 자체가 무리수가 될 수 있다”라고 털어놓았다.

▶방송 3사만 낯뜨거운 홍보전 총력...비판 여론 아랑곳 안해

방송가만 홍보전 총력…연예계, 월드컵 마케팅 실종사태

오히려 일반 연예인보다 지상파 3사가 더욱 활발하게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은 2006 독일월드컵 이후 8년만에 돌아온 지상파 방송3사의 중계경쟁이라는 점에서 초반부터 관심을 모았다.

방송 3사는 2002 한일월드컵 주역인 안정환, 송종국, 이영표, 차두리, 김남일 등을 내세워 홍보에 총력을 가하고 있고 입소문 효과도 상당하지만 “시청률 1%를 겨냥한 낯뜨거운 홍보전”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얼마 전 파업을 겪었던 KBS의 경우 자사 이영표 해설위원의 족집게 예측이 비밀노트 때문이라는 자화자찬 보도를 메인뉴스인 ‘뉴스9’에 내보냈으며 MBC와 SBS 역시 서로 다른 기준으로 자사가 1등이라는 홍보자료를 매일 배포하고 있다.

특히 지상파3사는 국가적 재난인 세월호 사고 소식보다 월드컵 보도에 더욱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어 이에 대한 비판여론이 상당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다. 이같은 지상파 3사의 총력전과 관련, 한 지상파 방송사의 고위관계자는 "방송3사의 상반기 적자 폭이 수십억대에 이르고 있다. 때문에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스포츠행사는 방송사로서는 놓치기 힘든 기회"라며 "올해 월드컵의 경우 고액의 중계권료 때문에 광고판매로 흑자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8년만에 돌아온 공동중계라는 점에서 3사로서는 피말리는 자존심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다"라고 고충을 전했다.

CBS노컷뉴스 조은별 기자 mulga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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