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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가게로 '성지순례'…아이돌 가족 사업은 '성업중'

2014-06-19 06:00

(왼쪽부터)그룹엑소의멤버찬열과카이.(자료사진)
(왼쪽부터)그룹엑소의멤버찬열과카이.(자료사진)
12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ㅋ' 카페. 개점일에 맞춰, 카페 앞에는 들뜬 표정의 여성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대기했다.

이 카페는 인기 아이돌 엑소 멤버 카이의 가족이 운영하는 곳. 이같은 사실이 팬들을 통해 알려지면서 개점 전부터 문전성시를 이뤘다.

카페를 운영하는 가족들도 개점 전 카페 블로그에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카페 문구를 디자인하는 카이의 사진을 게재했다. 블로그를 통해 카이가 직접 손으로 그려 만든 캐릭터 배지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도 'ㅋ' 카페는 자체 제작한 텀블러가 품절되는 등 팬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엑소 카이의 팬인 김소영(가명·23) 씨는 "팬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은 공간"이라면서 "가게에 앉아 있으면 멤버들이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안 오더라도 한 공간을 공유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엑소 멤버 찬열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ㅂ' 레스토랑 체인점도 2012년에 오픈해, 서서히 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가게 지점명도 지난해 직영점에서 가맹점으로 바뀌면서 찬열의 별명인 '열매'로 변경했다.

이 가게 한쪽 벽면에는 찬열의 사진들과 팬레터 등으로 빼곡하다. 가게를 방문한 다른 엑소 멤버들의 친필 사인과 후기도 적혀 있다. 사진과 팬레터의 경우 모두 팬들이 직접 가지고 온 것이다.

'ㅂ' 레스토랑 A 대표는 "손님들이 사진이나 그림을 많이 가지고 온다. 처음엔 벽에 붙이는 걸 망설였는데 손님들이 다시 와서 자신이 주고 간 사진과 그림을 찾더라"면서 "정성이 깃든 선물이고, 그 손님들의 마음을 알기 때문에 누구 것 하나 안 붙일 수가 없었다. 나중에 다시 와서 자기 것이 붙어 있는 걸 확인하면 굉장히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런 'ㅂ' 레스토랑의 분위기는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방에 거주하는 엑소 팬 김시은(가명·24) 씨는 "일종의 성지순례"라며 "좋아하는 멤버의 가족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크고, 가게 내부에 있는 멤버들의 흔적이나, 사진을 보는 재미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평일 낮에는 해외 팬들이 주를 이루지만 저녁이 되면 가족단위 고객도 많다. 가장 붐비는 것은 주말이다. 레스토랑을 방문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몰려든다.

A 대표는 이 비결에 대해 "다들 내 자식 또래의 아이들이라 엄마같은 마음, 인간적인 마음으로 손님들을 대하고, 손님들도 처음엔 '찬열이 엄마가 하는 가게'라고 해서 왔는데 한 두번 오다 보니까 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찬열도 레스토랑을 자주 방문해 밥을 먹거나 휴식을 취한다는 후문이다.

빅뱅멤버지드래곤.(YG엔터테인먼트제공)
빅뱅멤버지드래곤.(YG엔터테인먼트제공)
빅뱅 지드래곤의 누나 권모 씨 역시 최근 청담동에 편집숍을 개업했다.

입구에는 'ㅋ' 카페와 마찬가지로 개업을 축하하는 지드래곤과 YG엔터테인먼트의 화환이 세워졌다. 편집숍 이름도 지드래곤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지난 9일 자신의 SNS에 지드래곤과 다정한 포즈로 촬영한 사진을 올려 남다른 우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편집숍 내부에 지드래곤이 앉아 있는 사진 등을 게시해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실제로 지드래곤 팬들은 편집숍 개점 이후, 자신의 SNS에 인증샷을 올리고, 다른 팬들과 활발하게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

이처럼 아이돌들과 팬들의 직·간접적인 홍보로 이들 가족이 운영하는 가게는 팬들 사이에서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가게를 방문한 팬들이 온라인 상에 후기를 남기면서 홍보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이돌 가족 사업이 항상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팬들의 홍보가 적었던 1세대 아이돌 가족 사업의 경우, 인기가 사그라짐에 따라 사업도 사양길을 걸었다.

'1세대 아이돌' 지오디(god)의 멤버 데니안과 윤계상은 전성기 시절인 2001년 각각 부모님 앞으로 옷가게를 차렸지만 소리 소문 없이 가게를 접었다.

결국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서는 '스타 간판'을 넘어, 각 업종에 맞는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결과가 어떻든, 이같은 종류의 사업을 '팬심 장사'로 보는 부정적인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가족들이 아이돌의 이미지와 인기를 그대로 사업까지 끌고 와, 팬들의 소비 심리를 이용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가족 차원의 도움'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아이돌 스타'도 연예인이기 전에 한 가족의 일원이기 때문에 가족 사업에 도움을 주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라는 입장이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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