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리즈, '떠나거나 혹은 남거나'

에이스 공적 인정하여 재활때까지 기다려 주느냐가 '관건'

2014-01-25 20:32

▲부상당한리즈(사진좌)의거취를놓고LG와김기태감독의고민이시작됐다.사진│LG트윈스
▲부상당한리즈(사진좌)의거취를놓고LG와김기태감독의고민이시작됐다.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LG 트윈스의 오프시즌 행보가 심상치 않다. 물론 미국 애리조나에 자리 잡은 스프링캠프는 어느 때보다 뜨겁고, 합류한 선수들 모두 ‘우승’을 향한 의지가 높다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지난 20일에는 내야수 김용의가 부친상으로 잠시 캠프를 떠나 있으면서 잠시 숙연한 분위기가 감지되곤 했다. 이에 김기태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 전원이 훈련 전 김용의 부친의 ‘명복을 비는 묵념’을 잠시 시행하기도 했다. 이때 까지만 해도 김용의가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빨리 떨치고 올 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지난 23일에는 더 큰 소식이 들려 왔다. 이번에는 팀 전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었다. 에이스 리즈가 부상으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에 LG 구단 내/외부에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수장인 김기태 감독 또한 숱한 고민을 했을 법했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리오단에게 기대를 걸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는 아직 국내 무대 경험이 없다는 아킬레스건을 지니고 있다.

LG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교체 혹은 유지’

물론 리즈가 없어도 LG 선발 마운드는 여러 명의 후보가 경쟁을 펼치고 있을 만큼 선수층이 두꺼운 편이다. ‘토종 10승 듀오’, 류제국과 우규민을 중심으로 신정락, 신재웅, 김선우, 김광삼 등이 언제든지 선발로 뛸 수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좌완 윤지웅 역시 우규민의 뒤를 이어 ‘경찰 야구단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선발 한 자리를 꿰차게 될 신예 리오단이 준수한 모습만 보인다면 의외로 리즈의 공백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지난 3년간 ‘압도적인 1선발’ 역할을 했던 리즈의 존재 가치는 나머지 선발 자리에 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속구를 바탕으로 한 그의 투구는 여전히 국내 무대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러한 투수를 대체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울 수 있다. 따라서 LG로서는 리즈의 재활 상태를 점검한 이후 그가 복귀할 때까지 ‘임시 5선발’을 구성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을 좀처럼 버리지 않는’ 김기태 감독의 성향을 살펴보았을 때 리즈의 잔류는 매우 합리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의리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지난해에도 외국인 투수 주키치의 잔류 여부를 놓고 고민을 많이 했던 김 감독은 어려운 결정인 줄 알면서도 그를 시즌 끝까지 안고 갔던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리즈의 부상 상태를 조기에 알게 된 현 시점에서 ‘교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다나카의 양키스행으로 메이저리그에서도 투수 FA들이 속속들이 제 집을 찾아가고 있음을 감안해 본다면, LG가 조금 더 서두를 경우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한 투수를 데려올 수 있다. ‘비싼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르지만, 하루라도 빨리 외국인 선수를 캠프에 합류시켜 팀에 융화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셈이다. 이럴 경우 리즈가 의외로 빨리 짐을 쌀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LG는 지난 2009시즌에도 에이스 옥스프링(現 롯데)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하자 어쩔 수 없이 그를 보내줘야 했던 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하지만, 팬들은 그의 마지막 가는 길목에서 2007~8 시즌동안 팀이 어려웠을 때 꿋꿋이 마운드를 지켰던 그에 대해 최고의 예를 표했고, 당시 캐쥬얼 차림으로 잠실야구장 중앙 지정석에 앉아 있던 옥스프링은 기립하여 팬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이 모습이 5년 만에 다시 재현될지 모를 일이지만, LG나 김기태 감독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수밖에 없게 됐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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