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마운드, '서울고 영건 3인방'도 있다

이형종, 임정우, 신동훈 등 서울고 마운드 이끈 3총사에 '기대'

2014-01-19 22:29

▲LG마운드의서울고영건3인방,이형종-임정우-신동훈.사진│LG트윈스
▲LG마운드의서울고영건3인방,이형종-임정우-신동훈.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해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웠던 팀으로 LG를 주저 없이 뽑는 이들은 그들의 화끈한 타력을 이야기하곤 한다. 실제로 이병규는 최고령 타율왕과 최고령 사이클링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했고, 이진영과 박용택, 정성훈도 3할 타율로 팀 타선을 이끌며 제 몫을 다 했다. 여기에 문선재와 김용의, 정의윤 등 젊은 선수들도 선배들의 뒤를 받쳐 주면서 ‘차기 LG 주전 자리’를 예약해 놓는 듯한 눈치였다. 과거 1994년 ‘신바람 야구’가 첫 선을 보인 이후 아주 오랜만에 ‘LG다운 야구를 했다’라는 평가를 들을 만했다.

그러나 이는 투수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그대로 ‘묻혀 버렸을’ 이야기였다. 비록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가 주키치의 부진으로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그 자리를 다른 선수들이 번갈아 메워 주면서 선발 마운드의 틈새를 최소화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여기에 LG의 전통적인 약점 중 하나였던 마무리 투수도 봉중근이라는 카드로 잘 커버됐다. 정통 마무리의 등장은 곧 불펜 안정화로 이어지면서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성과로 나타난 셈이었다.

LG 마운드의 또 다른 기대요소, ‘서울고 3인방’

그런데 올해는 선발로 쓸 수 있는 자원이 더욱 많아졌다. 이는 자연스럽게 내부 경쟁으로 이어지게 되고, 그 안에서 조금 더 상태가 나은 이가 2014년 초반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리즈-류제국-우규민의 ‘10승 투수 3인방’이 자신의 위치를 견고하게 가져간다고 가정할 경우 신정락, 신재웅 외에 외국인 투수 리오단, 노장 김선우, 좌완 윤지웅 등이 남은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다. 물론 앞선 세 선수 역시 스프링 캠프 결과에 따라 자신의 보직이 뒤바뀔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굳이 선발이 아니어도 올 시즌 LG 마운드에서 요긴한 역할을 해 주어야 할 젊은 선수들이 있다. 대통령배 대회에서 ‘눈물의 역투’를 선보인 이형종(25)을 필두로 우완 임정우(23), 신동훈(20)이 그 주인공이다. 셋 모두 우완 속구 투수이면서 ‘서울고교 야구부 동문’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역시 이형종이었다. 입단 당시만 해도 입단 동기 정찬헌과 함께 LG 마운드를 이끌 주인공으로 손꼽혔지만,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한때 구단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분까지 받았던 ‘아픈 기억’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그는 잠시 글러브를 놓고 한때 골프 선수로 전향을 시도했다는 소식을 전달해 오기도 했다. 그러한 그가 다시 글러브를 잡고 다시 퓨쳐스리그에서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는 1군에 오르지 못했지만, 퓨쳐스리그에서 3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4.50을 마크했다. 제구력을 조금 더 다듬는다면, 중간 계투 요원으로나마 올 시즌 1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형종에 이어 서울고 마운드를 이어받았던 임정우는 2009 청룡기 대회에서 모교를 4강으로 이끄는 등 2학년 때부터 이미 에이스로 정평이 났던 유망주였다. 비록 원소속팀 SK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조인성의 FA 이적과 함께 보상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점차 고교 시절에 ‘좋았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데뷔 이후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면서 가장 좋은 성적(2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47)을 기록했다. 고교 3학년 때에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공을 한가운데에 잘 꽃아 넣지 못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LG 이적 이후에는 자신감 있게 공을 던지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그는 지난해 39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는 동안 사사구는 27개밖에 허용하지 않았다.

앞선 두 ‘형님’들에 비해 1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신동훈은 사실 ‘타자 데뷔’로 많이 거론됐던 유망주였다. 투수로서의 성적도 입단 직후 4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으며, 지난해에는 아예 1군 기록이 없다. 그러나 그도 임정우에 이어 서울고 마운드를 이끌었던 에이스였고, 특히 3학년이었던 2011년에는 모교의 대통령배 4강을 이끌며 한껏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경기 전까지 서울고가 전국무대에서 4강에 올랐던 것은 임정우가 주축이 됐던 2009년 청룡기 이후 2년 만의 일이었다. 비록 지난해 퓨쳐스리그에서는 17경기에서 5.8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그다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구위와 배짱만큼은 1년 선배 임정우 못지않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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