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LG 타선 흥망? '신(新) 빅5'에 물어 봐!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에 '리틀 이병규', 정의윤까지 가세

2014-01-18 22:33

▲LG의'신(新)빅5'의선두주자인이병규(사진좌)와박용택(사진우).사진│LG트윈스
▲LG의'신(新)빅5'의선두주자인이병규(사진좌)와박용택(사진우).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과거 중국 삼국 시대의 오나라 장수 여몽은 무예에 정통한 장수 중 하나였다. 그러나 군주 손권은 무술에는 능하나 학문에는 소홀했던 그에게 안타까움을 표현하곤 했다. 그러자 여몽은 느낀 바가 있었는지, 이후 학문을 열심히 닦았다. 후에 오나라 참모 노숙이 찾아가 전과 달라진 그의 높은 식견에 놀라워하자 여몽은 “선비가 사흘을 떨어져 있다가 다시 대할 때에는 눈을 비비고 대하여야 합니다(士別三日 卽當刮目相對).”라고 한다. '괄목상대'라는 고사성어는 이렇게 남의 학식이나 재주가 생각보다 부쩍 진보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스포츠에서도 최하위를 전전하는 팀이 이듬해 놀라운 성과를 선보일 때마다 '괄목상대'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최근 이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팀으로 LG 스포츠단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미 프로야구에서는 LG 트윈스가 10년 만의 가을잔치 진출로 서울 야구팬들의 한을 풀어줬고, 창원에 연고를 둔 LG 세이커스 프로농구단 역시 오랜만에 선수단 조화가 맞춰지며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신 빅5'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LG 트윈스

그러나 LG의 지난 시즌 성적이 '일회성'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선수들 중에는 당장 내년 시즌 투입될 수 있는 즉시 전력감도 있고, 아직 덜 익은 선수들의 군 입대로 미래를 바라보는 것 역시 소홀하지 않았다. 주축 선수들이 30대 중반이지만, 이들을 따르는 20대 선수들의 대두 역시 가볍게 볼 수 없다. 한 선수가 다치면 큰 공백이 느껴졌던 이제까지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내년 시즌 LG 타선의 핵심은 '빅5에 있다. 물론 2010~11시즌을 기억하는 이들이라면 '국가대표급 외야수 5명'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다. 당시 LG 외야에는 이병규를 필두로 이택근, 이진영, 박용택, 이대형이 버티고 있어서 때에 따라서는 5명을 동시에 라인업에 기용할 수도 있었다. 셋을 외야로, 둘을 1루수와 지명타자로 배치하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이들 다섯은 국가대표로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공통 분모를 안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상황은 다소 묘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인하여 제대로 뛰지 못하는 이도 있었고, 기나긴 부진에 빠져 '빅5'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활약을 펼친 이도 있었다. 결국 '원조 빅5'는 이택근이 FA로 넥센 이적을 선택하고, 이대형 역시 올 시즌을 앞두고 KIA 이적을 선택하면서 자연스럽게 해산되는 듯싶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를 갈음할 만한 외야수들이 또 다른 '빅5'를 형성할 듯하다. 기존 멤버였던 이병규, 이진영, 박용택 외에 '작은 이병규(등번호 7번)'와 정의윤이 가세했기 때문. 노장들의 체력 안배를 감안한다면, 다섯 중 누구를 외야에 놓아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일 정도다. 물론 다섯 명 모두 '스타성'을 겸비한 것은 아니지만, 성적으로 말하는 프로에서 올 시즌 활약 여부에 따라 충분히 LG의 '상품'으로 거듭날 수 있다.

이들 다섯이 지난 시즌 거둔 성적도 준수한 편이다. 2013시즌에 무려 557안타를 합작하면서 평균타율 0.317(1,757타수 557안타)를 기록했다. 비율 스텟에 비해 누적 스텟(276타점)이 다소 부족해 보여도 나름대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에 충분한 힘을 보탠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들 중 하나라도 부상자 명단에 오를 경우 외야 겸업을 선언한 문선재가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5툴 플레이어'로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신인 배병옥도 고교 시절 빼어난 타력을 선보인 인재였다. 이렇듯 '기존 전력의 틈새에도 이를 메울 수 있는 신진 세력이 있다.'라는 사실은 강팀이 지닌 요건 중 하나다. 올 시즌 초반부터 프로야구의 판도를 기대해 볼 만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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