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안지만-윤성환 연봉협상, 장기전으로 가나?

구단-선수간 입장 차이 커 타협 어려울 듯

2014-01-16 23:48

▲삼성은지난시즌통합3연패의꿈을이루었지만,연봉협상과정은순탄치않았다.사진│뉴시스
▲삼성은지난시즌통합3연패의꿈을이루었지만,연봉협상과정은순탄치않았다.사진│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어느 스포츠를 막론하고 프로는 ‘자본’을 전제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선수들의 성적은 곧바로 ‘연봉’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한 해 농사를 잘 지은 선수들은 구단으로부터 좋은 대우를 받기 원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삭감’을 감수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선수와 구단의 의견이 100% 일치할 수는 없다. ‘협상’이라는 것은 그래서 이러한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오프시즌의 또 다른 재미도 바로 이 ‘연봉 협상’ 과정을 지켜보는 데 있다.

하지만, 9개 구단이 모두 똑같은 연봉 협상 문화를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연봉을 올려 주거나 과감하게 삭감하는 구단도 있고, ‘협상’이 아니라 ‘통보’ 형식으로 진행하는 구단도 있다. 충분한 대화를 통하여 구단-선수 간 의견 차이를 좁히고자 하는 구단도 있고, 차기 시즌에 대한 성적을 담보로 인상/삭감 폭을 생각보다 적게 가져가는 경우도 있다. 때에 따라서는 위의 협상 방법을 모두 사용하기도 한다. 아니다 싶으면 해외 전지훈련을 진행하면서 연봉 협상을 병행하기도 한다.

우승팀 삼성의 ‘늦어진 연봉 협상’ 이야기

그런데 유독 삼성은 타 구단에 비해 연봉 협상 속도가 상당히 늦었다. 넥센이나 두산처럼 실시간으로 연봉 타결 소식을 전달해 오는 것도 아니었고, LG처럼 ‘일괄 발표’를 하겠다는 공식적인 입장을 취했던 것도 아니었다. 그뿐만 아니라, 신인 선수들에 대한 계약 소식도 가장 늦게 발표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이 연봉협상 및 신인선수 계약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은 한국시리즈 직후 ‘우승 보너스’ 지급 과정에서 선수단과 한 차례 곤욕을 치렀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의혹을 해소하려는 듯, 삼성은 지난 15일 전지훈련을 앞두고 연봉 협상 진척 소식을 전하며 ‘통합 4연패’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타 구단처럼 연봉 협상을 100% 끝낸 것은 아니었다. 투수 고과 1위를 차지했던 우완 윤성환, 올 시즌 삼성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것이 유력해 보이는 안지만, 외야수 강봉규 등 3명이 끝내 연봉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다. 이들은 연봉 협상 결렬에 따라서 해외 전지훈련에도 합류하지 않으며 각자 국내 잔류를 선택했다. 협상 타결 전까지 전지훈련지에 입성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늦어진 연봉 협상’의 이면에는 이렇듯 선수와 구단 사이의 입장 차이가 큰 선수들이 존재했던 셈이었다.

사실 이러한 징후는 전부터 포착이 됐었다. 그 시작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우승 보너스 지급 방법’에 있었다. 당시 이를 두고 한때 구단-선수 간 큰 마찰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구단이 정한 고과 기준을 선수들이 따르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이는 한국시리즈에서 다소 부진했어도 정규시즌 내내 좋은 활약을 펼쳤던 선수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기류는 우려했던 대로 연봉협상 풍토에 그대로 반영됐다.

특히, 지난 시즌 나란히 연봉 3억 원에 계약한 윤성환과 안지만 입장에서는 구단의 처우에 내심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지난해 연봉 인상 폭이 크지 않았고, 내년에 FA가 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내심 그에 따른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삼성 입장에서는 ‘상관례(FA 프리미엄 반영)를 반영한 연봉 협상’을 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두 선수와 구단이 생각하는 연봉 격차는 1억 이상인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협상 자체가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럴 경우 삼성이나 세 선수 모두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선수는 선수대로 2014년 전체를 준비할 만한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할 수 있고, 삼성은 삼성대로 에이스와 ‘포스트 오승환’을 장기간 놓친 채 전지훈련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미 오승환의 해외 진출로 ‘불펜 구상’부터 다시 해야 하는 삼성 입장에서 보면, ‘통합 4연패’로 가는 최대 위기가 벌써 찾아온 셈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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