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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협상, 정말로 ‘아무 문제 없나요?’

통합 3연패 꿈 삼성, 연봉 협상 소식은 '오리무중'

2014-01-04 00:14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오프시즌의 또 다른 묘미는 바로 ‘연봉협상’에 있다. 물론 구단과 협상 당사자들은 사인을 완료하는 순간까지 ‘눈치싸움’을 전개해야 하지만,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이들도 분명 적지 않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도 바로 ‘프로’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스포츠의 존재 의의는 결국 ‘팬’들에게 있다. 자신의 여가 비용을 아끼지 않고 기꺼이 야구장을 찾아 주는 팬들이 바로 프로야구의 가장 큰 ‘고객’이자 ‘주인’인 셈이다. 그래서 각 구단 입장에서는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두어 야구팬들을 즐겁게 해 주었느냐의 여부도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오프시즌 내내 연봉 협상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구단별로 각자의 고과 산정 방식에 의하여 ‘속전속결’로 협상을 끝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선수 역시 마찬가지. 1년 농사를 평가받는 자리를 빨리 끝내야 전지훈련을 생각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만큼 이왕이면 구단에서 ‘섭섭지 않은 대우’를 해 주기 바랄 것이다. 이 때문인지 넥센과 두산을 필두로 KIA와 롯데, NC, 한화 등은 높은 연봉 협상률을 보여 주면서 발 빠르게 내년을 준비하는 듯한 눈치다. SK 역시 에이스 김광현의 연봉 인상 소식을 전달해 오면서 바쁜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연봉 협상, 정말로 ‘잘 되고 있나요?’

올 시즌 연봉 협상의 또 다른 특징은 전년도와 사뭇 다르다는 데에 있다. ‘연봉을 일괄적으로 책정한 이후 해당 선수에게 동의를 강요하도록 만든다.’라는 소문이 돌았던 구단이 올해는 예전과 다른 협상 전략을 선보이며, 오랜만에 지역사회 야구팬들에게 호평을 받는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선수가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연봉을 올려주는 구단도 있고, FA를 떠나보낸 이후 속전속결로 연봉 협상을 마무리하며 그 틈새를 최소화하려는 구단도 있다. 공식적인 발표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한 LG 역시 연봉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선수들의 연봉을 ‘일괄 발표’할 뜻을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러한 소식만 놓고 보면, 올 시즌은 단 한 마디의 잡음 없이 연봉 협상이 끝날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협상이라는 것은 사실 ‘이해관계에 놓인 이들이 얼마나 서로 만족할 만한 접점을 찾느냐?’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간격이 크면 당사자들간의 대화도 길어질 수밖에 없고, 그것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추후에는 ‘극단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직후 우승팀 삼성에서 ‘보너스 지급’을 놓고 잠시나마 선수-구단 간 대립 관계가 형성될 뻔했던 것도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이는 구단이 정한 고과 기준을 선수들이 따르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향이 오프시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일이다. 실제로 일부 선수들은 이 과정에서 구단에 상당히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바 있다.

문제는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나타났던 ‘미세한 균열’이 연봉 협상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삼성의 연봉 협상과 관련된 소식 중 FA나 외국인 선수의 영입을 제외하면 기존 선수들에 대한 소식은 별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 삼성과 함께 ‘연봉 협상 진척도’에 대한 소식이 늦은 팀은 LG뿐이지만, LG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선 계약 후 발표’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연봉 협상이 완료되는 대로 일괄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삼성의 경우 이러한 소식마저 들려주지 않고 있어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여기에 10개 구단 가운데 신인 선수 계약에 대한 발표를 하지 않은 구단도 삼성이 유일하다. 협상이 진행중이라 가정해도 ‘팬들이 궁금해 할 법한’ 소식에 대해서는 귀를 열어두어야 하는 것도 마땅히 구단이 해야 할 일이다. 그것이 바로 ‘프로’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보너스 소동 때문에 일부 주축 선수들이 연봉 협상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라는 이야기가 벌써 흘러나오고 있다.

이제 1월 중순이면 다수의 팀이 ‘전지훈련’을 준비하기 마련이다. 그 전까지 ‘연봉’에 대한 부분은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 그 과정에서 ‘구단-선수 간’의 감정싸움도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을 원만히 해결하여 다시 팬들 앞에 나타나는 것도 ‘프로’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eugenephi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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