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생 말띠 야구스타들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이들이 이미 청소년 대표팀 시절에 세계 대회에서 우승을 경험해 봤기 때문이다. 당시 ‘프로에서도 즉각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던 속구 투수 성영훈(두산)을 필두로 ‘유격수 4인방(오지환, 안치홍, 김상수, 허경민)’이 몸을 사리지 않고 내야 각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이들 대부분 2009 신인지명회의에서 프로 구단에 좋은 조건으로 입단했다는 공통분모도 안고 있다.
김성근에서부터 이재학까지 ‘2014 그라운드 질주 준비 끝!’
이들 외에도 당시 대표팀 외야수 겸 투수로서 대표팀 우승에 기여했던 정수빈(두산, 당시 유신고)은 올 시즌 당장 주전 중견수 겸 리드오프로 팀을 이끌어야 한다. 또한, 이들과 입단 동기는 아니지만, 유급 이후 절치부심하여 프로에 입단하여 신인왕까지 차지한 NC의 이재학을 포함하여 지난해 대학 멤버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성민과 손정욱(이상 NC)도 모두 24살 동갑내기들이다. 좌완 파이어볼러 강윤구(넥센)를 포함하여 LG의 ‘신흥 내야 요원’으로 거듭난 문선재 등도 모두 2009 신인지명회의 주인공이라는 사실도 내심 흥미로운 부분이다.
그러나 ‘프로야구 말띠 스타’들은 24세 선수들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이들과 띠동갑 내지는 그 이상의 ‘대선배’들 중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일단, 현역 선수로는 LG의 정현욱을 필두로 롯데의 정대현, KT의 신명철 등이 올해 서른여섯 번째 생일을 맞는다. 이들 모두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그리고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경험이 있다. 조카뻘 되는 20대 선수들과 공정한 경쟁을 통하여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모두 지난 시즌 크고 작은 부침이 많았던 만큼 올 시즌을 벼르고 있을 법하다.
그리고 이들보다 12살이 더 많은 프로야구 스타들도 여전히 그라운드에 있다. 물론, 48세의 나이에 현역으로 뛰지는 않지만 코치로서 선수들을 돕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근 두산에서 KT로 자리를 옮긴 정명원 코치, 염경엽 감독을 도와 넥센의 부흥을 일으킨 이강철 수석코치, ‘회장님’이라는 별명이 친숙한 한화의 송진우 코치가 바로 그들이다. 셋 모두 현역 시절 스타 플레이어로 명성을 떨침과 동시에 은퇴 이후에도 ‘유능한 코치’로 팀을 이끌고 있다는 공통 분모를 안고 있다. 이 중 ‘송진우 2세’이기도 한 장남 송우석은 아버지와 같이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으며, 차남 송우현은 현재 북일고교 3학년으로서 ‘2015 신인 지명회의 대상자’이기도 하다.
한편, 올해 환갑을 맞이한 이도 있다. 김재박 KBO 경기감독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과거 ‘현대 유니콘스’ 왕조를 일으키며 프로야구 감독으로서 절정에 올랐던 그는 ‘친정팀’인 LG에서 감독을 역임한 이후 여전히 KBO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감독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그도 여전히 ‘프로야구 감독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를 수 있는 인물이다. 직접 야구계와는 몸담고 있지 않지만, 올 시즌 LG 스포츠단을 이끌게 될 남상건 대표이사 역시 올해 환갑을 맞는다.
하지만, ‘말띠 스타’의 최고봉은 단연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다. 7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야구’만 생각한다는 그는 ‘불가능한 99% 속에서 1%의 가능성을 보는’ 지도 철학을 올해에도 발휘하게 된다. 고양 원더스에 소속된 이들 누구나 프로의 부름을 받으면 조건 없이 보내준다는 점을 감안해 보았을 때 김성근 감독 역시 내년 시즌 ‘프로야구 감독 후보군’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김 감독보다 더 나이 많은 사령탑은 현재 한화를 이끌고 있는 ‘코끼리’ 김응룡 감독(73)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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