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미켈슨, 클라레 저그 품다

브리티시오픈 생애 첫 정상…유럽 무대서 2주 연속 우승

2013-07-22 10:46

[마니아리포트 정원일 기자]필 미켈슨(미국)이 마침내 클라레 저그(은으로 만든 술 주전자)를 품었다. 지긋지긋하던 ‘유럽 징크스’도 깔끔하게 떨쳤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 링크스(파71,7192야드)에서 열린 제142회 브리티시오픈 최종 4라운드. 대부분의 선수들이 강풍에 벙커와 러프를 오가는 사이 미켈슨은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합계 3언더파 281타를 적어낸 미켈슨은 선두와 5타 차 열세를 뒤집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이끌어냈다.

브리티시오픈 출전 스무 번 만에 이룬 우승이었다. 미켈슨은 우승 상금으로 95만4000파운드(약 16억2000만원)를 챙겼다. 메이저 우승도 통산 5승째로 늘렸다. 미켈슨은 이전까지 마스터스에서 3승(2004년, 2006년, 2010년) , PGA 챔피언십 1승(2005년)을 거뒀다. 이제 US오픈 우승컵만 수집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미켈슨의 이번 우승이 더욱 값진 이유는 ‘유럽 징크스’를 완전히 떨쳤기 때문이다. 1992년 프로 에 데뷔한 미켈슨은 그동안 미국 무대에서는 통산 41차례나 우승컵을 들어올렸으나 유독 유럽 무대에서는 좀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미켈슨은 지난주 스코틀랜드 오픈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한 데 이어 이번에도 정상에 올라 ‘유럽 무섬증’을 극복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로 나서 21년 만의 잉글랜드 챔피언 탄생의 기대를 모았던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4타를 잃고 애덤 스콧(호주), 이언 폴터(잉글랜드)와 함께 공동 3위(1오버파 285타)에 자리했다. 2위는 이븐파 284타를 친 헨릭 스텐손(스웨덴)이었다.

사실 이날 중반까지도 미켈슨의 우승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13번홀(파3)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미켈슨은 선두권 선수들이 잇따라 무너지는 사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미켈슨은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볼을 그린 위에 올린 뒤 2퍼트로 마무리,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2위 그룹과의 격차를 2타로 벌렸다. 마지막 홀에서는 미켈슨의 정교한 아이언 샷이 빛났다. 미켈슨의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와 홀 사이에 떨어진 뒤 슬라이스 라인을 타고 홀 뒤쪽 3m 지점에 멈췄다.

미켈슨은 버디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3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끝낸 뒤 우승을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미켈슨은 "그동안 링크스 코스에서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내 생애 최고의 샷을 날렸다"며 기뻐했다.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을 노렸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아이언 샷과 퍼트 난조에 고전하며 3타를 잃었다. 합계 2오버파 286타로 공동 6위에 머물렀다. 한 때 자신의 캐디 백을 멨으나 지금은 앙숙이 된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의 불편한 관계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윌리엄스는 우즈와 이날 동반 플레이를 한 스콧의 캐디로 일하고 있다. 우즈는 윌리엄스와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브리티시오픈에 처음 출전한 신예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우즈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이름을 올려 아시아 선수 중에는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양용은(41.KB금융그룹)은 공동 32위(9오버파 293타), 최경주(43.SK텔레콤)는 공동 44위(10오버파 294타), 김경태(27.신한금융그룹)는 공동 73위(15오버파 299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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