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KT의 1차 지명권자, 심재민-유희운 이야기

고교야구 좌-우완 최대어, KT 입단 '초읽기'

2013-06-18 02:01

▲KT에1차우선지명을받은북일고유희운.사진│김현희기자
▲KT에1차우선지명을받은북일고유희운.사진│김현희기자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17일, 프로야구 ‘열 번째 심장’, 수원 KT 위즈가 프로구단으로서의 첫 번째 권리를 행사했다. 연고지 우선 지명에 앞서 1차 지명권 두 장을 사용한 것. 고교/대학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몇 명의 유망주가 후보군에 올랐지만, KT의 선택은 부산 개성고등학교 좌완 투수 심재민(19)과 천안 북일고등학교 우완 투수 유희운(18)이었다. NC 다이노스가 창단 첫 해에 그랬던 것처럼, KT도 투수군들 중 좌-우완 최대어를 각각 한 명씩 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KT가 우선 지명권을 행사함에 따라서 나머지 9개 구단도 각각 연고지 지명권을 행사하는 데 가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심재민과 유희운을 선택한 KT는 지극히 상식적인 선에서 지명권을 행사했다. 물론, 연고지 수원에서 가까운 경기/인천권에도 좋은 유망주가 있음을 감안해 보았을 때 해당 지역 내에서 적어도 한 명 정도 1차 지명권을 행사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나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조찬관 팀장을 필두로 ‘베테랑’들로 가득 찬 KT 스카우트 팀은 연고지를 배제한 채 잠재 능력과 성장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냉정하게 유망주들을 평가했다.

KT의 선택, ‘이름값보다 잠재력’

사실 일부에서는 심재민과 유희운의 선택을 놓고 ‘1차 지명권을 행사할 정도는 아니었다.’라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실제로 좌완 심재민은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세계 청소년 대회 국가대표팀에 선발되면서 최고 구속 147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쉽게 던졌지만, 올해는 그 기세가 다소 수그러들며 경기에 나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만큼 지난해부터 혼자 팀을 이끄는 경우가 많았고, 그것이 피로 누적으로 다가와 정작 큰 경기에서는 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 대신, 투구 폼이 유연하면서 연투 능력이 빼어난 상원고 이수민이 좌완 투수로 좋은 점수를 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KT는 올해 보이는 ‘일시적인 부진’은 퓨쳐스리그 시작과 함께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문제로 봤다. 오히려 184cm, 86kg에 달하는 좋은 체격조건을 가진 ‘좌완 강속구 투수’가 드물다는 점에 주목했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단순히 ‘참고 자료’일 뿐이라는 진리를 증명해 준 케이스이기도 하다.

한편, 우완 투수군에서는 사실 KT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제법 있었다. 1학년 때부터 최고 구속 148km의 빠른 볼을 던지며 화재를 모은 인천고 박한길(19)을 필두로 효천고 에이스 차명진, 서울고 우완 배재환, 덕수고 우완 한주성 등이 그러한 후보군이었다. KT가 이들 중 한 명을 선택했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특히, 박한길의 경우 연고지 수원에서 가까운 인천 지역 출신 유망주이기 때문에, KT가 눈독을 들인다는 소문이 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러나 많은 후보군들을 뒤로하고 굳이 유희운을 선택한 것은 경기를 치를수록 무섭게 오르고 있는 그의 투구 페이스 때문이다. 사실 그도 1학년 첫 등판 시 142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던지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북일고 트로이카(윤형배-김인태-송주영)를 필두로 장신 좌완 정혁진의 가세로 설 자리를 잃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올해, 북일고 에이스로 지목됐던 권태양이 부진에 빠지면서 마운드에 오른 그는 이미 황금사자기 대회에서 시속 145km의 빠른 공을 던지며 프로 스카우트 팀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날이 더워질수록 빠른 볼 구속도 같이 증가(최고 149km)하며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KT가 주목한 점도 바로 이러한 부분이었다. 시즌 초반과 중반에 기록한 빠른 볼 최고 구속의 오차가 적을수록 좋은 선수로 평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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