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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로즈의 우승인가, 미켈슨의 자멸인가

미켈슨 최종일 역전 허용…승리 앞둔 엉뚱한 실수 최대 약점

2013-06-17 15:01

[US오픈]로즈의 우승인가, 미켈슨의 자멸인가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저스틴 로즈의 우승인가, 필 미켈슨의 자멸인가.’

저스틴 로즈(32)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1970년 토니 재크린 이후 43년만에 잉글랜드의 한을 풀었다. 로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인근 아드모어의 매리언 골프클럽(파70•6,996야드)에서 막을 내린 제113회 US오픈에서 2타 차로 왼손 지존 필 미켈슨(미국)과 호주의 제이슨 데이를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상금은 144만달러다.

최종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미켈슨은 1언더파로 로즈에게는 2타 앞서 있었다. 1타 뒤진 이븐파에는 헌터 메이한(미국), 마스터스 챔피언 찰 슈와첼(남아공), ‘나이스 가이’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등이었다. 4대 메이저 타이틀 가운데 가장 어려운 US오픈의 최종일 승부는 누가 실수를 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미켈슨은 최종일 4오버파를 쳤고, 로즈는 버디 5 보기 5개로 이븐파로 막아 대망의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로즈의 PGA 투어 통산 5승이다.

미켈슨은 US오픈에서 1999년, 2002년, 2004년, 2006년, 2009년, 2013년 등 무려 6차례나 준우승을 했다. 역대 최다다. 골프의 신성으로 통하는 보비 존스, 샘 스니드, 아놀드 파머, 잭 니클러스 등이 미켈슨에 이어 4차례 준우승을 했다. 메이저 타이틀 최다 준우승은 ‘황금곰’ 잭 니클러스로 브리티시오픈 7차례다.

US오픈은 항상 그렇듯이 한편의 드라마였다. 저스틴 로즈, 필 미켈슨, 헌터 메이한, 제이슨 데이의 4파전이었다. 프런트나인에서 이븐파로 우승이 가능했던 스트리커(6오버파), 슈와첼(8오버파) 등이 뒤로 처졌다.

미켈슨은 전반 3번홀(파3)과 5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4번홀(파5) 버디에도 불구하고 2타로 선두 자리를 빼앗겼다. 그러나 10번홀(파4•280야드)에서 76야드 세컨드샷이 홀로 빨려 들어가는 이글로 이븐파 동타를 이뤄 갤러리들을 열광케 했다. 팬들은 US오픈 사상 최다 5차례 2위에 머문 미켈슨이 이날 43회 생일과 함께 꼭 우승하기를 기원했다.

하지만 미켈슨의 최대 약점은 승리를 눈앞에 두고 나오는 엉뚱한 실수다. 매리언 골프클럽 이스트코스의 보너스 홀인 13번홀(121야드)에서 웨지샷이 그린을 넘어 러프로 빠진 것. 이 홀에서 보기는 치명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서 출발한 로즈가 14번홀(452야드)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해 상승세를 탈 수 있는 호기였다. 하지만 깊은 러프에서 어프로치 샷을 깃대에 붙일 수가 없었다. 결국 보기. 그러나 로즈가 16번홀(423야드)에서 벙커샷 미스로 보기를 저질러 다시 미켈슨과 동타를 이뤘다. 연장전에 돌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미켈슨은 15번홀(422야드)에서 드라이브샷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뒤 세컨드샷을 다시 러프에 빠뜨리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메이저대회에서의 실수는 우승과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을 연출한다. 마지막 홀에서의 보기는 1타 뒤진 상황에서 승부수를 던진 세 번째 샷이 길어 큰 의미가 없었다. 클럽하우스에서 TV를 지켜보며 미켈슨의 세 번째 샷이 홀을 빗나가자 로즈는 부인 미키를 껴안고 승리를 축하했다. US오픈은 지난해도 웹 심슨(미국)이 클럽하우스에서 짐 퓨릭(미국)과 그램 맥도웰(북아일랜드)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로즈와 심슨은 나란히 1오버파 우승이다.

이번 매리언 골프클럽은 14번홀에서 18번홀까지 5홀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켈슨은 마지막 5홀 가운데 15번, 18번홀에서, 로즈는 14번, 16번홀에서 보기를 각각 범했다. 이번 대회 4라운드 동안 ‘보기 프리’를 일군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US오픈 코스가 얼마나 까다롭게 조성되는지를 알 수 있다.

미켈슨은 올해까지 총 23번째 US오픈에 출장했다. 최종 라운드 평균 스코어가 72.69타다. 라운드별로 가장 저조한 스코어다. 물론 대부분의 선수들이 깃대가 가장 어려운데 꼽히는 최종일 스코어가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이날 제이슨 더프너(미국)의 3언더파를 비롯해 5명의 선수가 언더파를 작성했다. 미켈슨의 US오픈 준우승은 제이슨 데이처럼 뒤에서 쫓아가 거둔 2위가 아니다. 이번 매리언 골프클럽도 마찬가지였지만 3라운드 선두, 2006년 뉴욕의 윙드푸트 골프클럽에서는 71홀까지 1위를 달렸다가 놓친 준우승들이다. 역전패를 당한 통한의 2위다. 로스앤젤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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