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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인사이드]불펜 도움 받지 못하는 류현진

2013-06-14 14:48

[MLB인사이드]불펜 도움 받지 못하는 류현진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요즘 국내에서 LA 다저스 류현진 경기를 시청하는 팬들에게 가장 짜증을 안겨 주는 선수가 불펜의 로널드 벨리사리오와 마무리 보직을 빼앗긴 브랜든 리그일 것이다. 이 곳 LA 에서도 가장 인기 없는 다저스 선수로 꼽힌다. 13일 류현진이 등판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연장 승부에서도 결국 벨리사리오와 리그가 제 역할을 못해 다저스는 6-8로 패했다.

벨리사리오가 패전투수(3승5패)가 됐고, 리그는 클로저 보직에서 물러난 뒤 첫 등판에서 여전히 부진을 보였다. 4실점은 모두 벨리사리오에게 돌아갔지만 리그의 적시타 2개가 실점이 된 것이다. 현재 벨리사리오의 평균자책점은 4.94이고, 리그는 5.76이다. 불펜투수로는 불합격이다.

원래 시즌 전 다저스 불펜 역할을 보게 되면 벨리사리오가 7회, 현재 마무리 보직을 맡게된 켄리 잰센이 셋업맨, 브랜드 리그가 마무리였다. 3명이 승리방정식에 투입되는 투수였다. 하지만 다저스의 현 불펜은 거의 난파선이나 다름없다. 잰센만이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전부터 잰센을 마무리로 돌린 이유이기도 하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벨리사리오(30)는 2009년 1월 다저스와 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6년 경력이 지난 FA 계약은 아니고 방출됐다가 발탁된 계약이다. 벨리사리오는 해마다 베네수엘라에서 비자발급이 문제가 돼 입국이 더뎠다. 그러나 실력은 괜찮았다. 헐값에 그 정도 구위를 갖고 있는 불펜투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벨리사리오의 올 연봉은 1,450,00달러다. 지난해 68경기에 등판해 7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54를 마크했다. 올해 이렇게 부진이 계속될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리그(30)는 지난해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시애틀 매리너스로부터 영입했다. 마무리 잰센의 셋업맨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잰센이 잇단 블로운세이브와 심장 이상으로 리그가 클로저를 맡게 됐다. 리그는 2011년 시애틀에서 37세이브를 거두며 본격적인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시애틀에서 6월까지 6차례나 블로운세이브를 허용하면서 마무리 보직을 박탈당했다. 결국 7월에는 불펜투수의 한 명으로 전락한 뒤 다저스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시즌 막판 클로저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해내자 다저스는 오프시즌 리그와 3년째 옵션을 포함한 2250만 달러 연봉 계약을 맺었다. 애초에 이 계약에 대해서 LA 타임스는 한 시즌 시애틀에서 반짝 마무리를 한 투수에게 너무 과한 연봉을 안겨줬다고 비판적인 시각을 보냈다. 리그는 올해 25경기에서 4차례 블로운세이브에 2승3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거의 동네북이 돼버렸다.

그렇다면 벨리사리오와 리그가 시즌 전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의 구속이 떨어져서 난타를 당하는 것일까. 아니다. 바로 메이저리그의 두터운 타자 선수층이다. 현재 벨리사리오는 평균 직구구속이 150km(94마일)이다. 리그는 154km(96마일)을 뿌린다. 최고 155km(97마일)도 측정된다. 마무리 투수로서는 구속에 전혀 문제가 없다. 벨리사리오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들의 볼이 가운데로 몰리면서 난타를 당한다는 점이다. 경기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하는 역적이 될 수밖에 없다.

구원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은 평균자책점이 아니다. 선두타자의 아웃, 삼진과 볼넷 비율, 세이브기회에서의 세이브 작성 여부다. 흔히 해설자들이 구원투수가 등판할 때 “첫 타자를 출루시키면 안 됩니다”라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구원투수의 첫 타자 아웃여부를 기록으로 산출하고 있다. 류현진이 등판한 이날 경기에서도 연장 12회 리그는 벨리사리오를 구원한 뒤 곧바로 첫 타자 클리프 페닝턴에게 적시타를 허용했다. 벨리사리오는 첫 타자 상대 30타수 10안타 2볼넷 4삼진을 작성했다. 리그는 21타수 6안타 2볼넷 3삼진이다. 기록이 말해주고 있다.

리그는 25이닝을 던지면서 삼진 13 볼넷 8개를 허용했다. 마무리 투수의 삼진:볼넷 비율은 최소한 3:1이 돼야 한다. 현재 시즌 최다 23세이브를 작성중인 피츠버그 제이슨 그릴리는 삼진 47에 볼넷은 6개다. 애틀랜타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은 34-6이다. 리그가 150km 이상의 빠른 볼을 갖고도 삼진 처리를 못하는 이유가 바로 코너워크 피칭이 안 되기 때문이다.

7회 이후 등판하는 구원투수들이 한 이닝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게 어려운 것은 타자들의 집중력이 경기 후반에 고도로 발휘되기 때문이다. 이미 3차례 이상 타석에 들어서는 때라 스트라이크존을 형성하고 있어 웬만한 볼에는 방망이가 따라가질 않는다.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루키 크리스 위드로우를 마이너리그에서 승격시켰다. 이닝을 마무리 짓지는 못했지만 158km(99마일)의 강속구로 팬들에 깊은 인상을 줬다. 제구력만 받쳐준다면 이기는 경기에 등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험 여부에 따라 다저스의 새로운 클로저로 성장할 수도 있다. 벨리사리오와 리그처럼 시즌 중도에 망가질 경우 구단으로서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다저스 불펜은 납량영화를 보는 것처럼 너무 아슬아슬하다. 마리아노 리베라가 왜 훌륭한 투수인지 다저스 불펜을 보게 되면 새삼 느끼게 된다. 로스앤잴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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