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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인사이드] 불운한 커쇼

2013-06-12 14:27

[MLB인사이드] 불운한 커쇼
[마니아리포트 로스엔젤레스 문상열기자] LA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5)는 류현진보다 한 살 어리다. 그러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다저스가 미국 대표팀 발탁을 막으려고 일찍 빅리그로 승격시킨 유망주였다. 구단은 커쇼를 ‘제2의 샌디 쿠팩스’로 평가했고 미래의 에이스로 점찍었다. 그 판단은 현재 맞아 떨어지고 있고 진행형이다.

2008년과 2009년 구단은 철저하게 커쇼의 투구수를 관리했다. 조 토리 당시 다저스 감독도 커쇼의 투구수에 대해서 각별히 신경썼다. 내 임기 때 단물 빨아 먹듯이 하고 나몰라라하는 국내 지도자와는 다르다. 커쇼와 같은 나이의 김광현이 오늘날 이렇게 망가진데는 김성근 감독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현재 한화 이글스를 보고 있노라면 원로인 김응룡 감독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마운드를 운영하는지 알 수가 없다. 1990년대 해태 타이거스로 착각하고 있는 게 아닌지 궁금할 뿐이다.

조 토리 감독은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가 되는 데릭 로가 완봉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투구수가 107개가 됐는데 8회를 마치고 바꾼 적도 이다. 로는 더 던지겠다고 했으나 토리 감독은 6-0의 완봉승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투수를 교체했다. 토리 감독은 “로와 같은 투수가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볼을 던지는 게 팬들에 대한 봉사다”고 했다. 이 해에 35살이었던 로는 시즌 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4년에 6,000만달러의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해부터 구위가 뚝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로 트레이드됐고, 현재는 방출 신분이다.

커쇼는 2008년 22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100개 이상을 투구한 게 총 4회였다. 승패를 떠나 철저하게 구단과 감독이 투구수를 관리했다. 이듬해 2009년에는 31경기에 등판했다. 100개 이상의 투구는 절반에 한 경기가 모자라는 15회였다. 이 가운데 110개 이상의 피칭은 고작 2번뿐이었다. 투수가 공 많이 던져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기자는 다저스를 출입하면서 이미 나이가 비슷한 커쇼와 류현진, 김광현의 현재를 비교하고 미래를 걱정한 적이 있다. 3명 가운데 커쇼의 구위가 가장 좋다. 현재 다승 부문에서는 류현진이 6승으로 5승에 그치고 있는 커쇼에 앞서고 있지만 구위마저 우위라고는 볼 수 없다. 그는 앞으로 메이저리그 사상 첫번째 투수 연봉 2억달러를 뛰어 넘을 후보로 꼽힌다. 메이저리그에서 2억달러 연봉은 모두 야수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앨버트 푸홀스, 프린스 필더등 3명.

커쇼는 올해 타선의 지원이 전혀 따라주지 않고 있다. 시즌을 몇 년씩 치르다보면 가끔씩 이런 일이 벌어진다. 더구나 커쇼는 득점의 지원이 없을 뿐 아니라 불펜투수마저 방화범이 되면서 승리를 잇달아 날려 버렸다.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3-1로 앞선 9회 초에 마무리 브랜드 리드가 4실점하며 선발 커쇼의 승리는 사라졌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결국 시즌 4개의 블로운세이브에 평균자책점 6.00의 리그의 마무리 보직을 바꿨다. 12일 애리조나전부터 셋업맨 켄리 잰센이 뒷문을 책임지게 된다. 잰센은 지난해 마무리 보직을 맡았다가 막판에 블로운세이브와 심장 이상으로 셋업맨으로 강등당했다.

현재 5승4패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중인 커쇼는 지난달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3-1 완투승 이후 4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져 선발의 몫은 했으나 3-5, 2-6으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 각각 패전을 맛봤다. 완투게임을 하지 않으면 승리를 보장할 수가 없다. 그러나 투구수 때문에 완투를 쉽게 할 수도 없다. 커쇼는 12경기에 선발등판해 타선지원이 경기당 2.86이다. 거의 에이스급 투수의 평균자책점과 비슷하다. 득점지원 부문 94위다. 이에 비해 류현진은 득점지원이 아주 좋은 편에 속한다. 4.67로 메이저리그 전체 34위다. 거의 2점에 가까운 득점을 더 류현진이 지원받고 있는 셈이다. 메이저리그 선발 가운데 득점지원이 가장 좋은 투수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랜시 린으로 동료들이 6.38점을 뽑아준다. 린은 8승1패를 마크하고 있다. 커쇼가 언제쯤 승리투수가 돼 웃으면서 기자들의 인터뷰에 응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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