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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리즈의 '리즈 시절'은 올해가 될까

제구력 문제 극복하며 LG 선발 마운드 이끌어

2013-06-09 21:03

LG 리즈의 '리즈 시절'은 올해가 될까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전성기를 의미하는 단어인 ‘리즈 시절’은 영국 프리미어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비롯된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2000년대 초반, 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들 정도로 강력한 전력을 구축했는데, 이후 재정 악화로 현재 3부 리그까지 강등되는 시련을 맛보고 있다. 이러한 현재 모습만 놓고 보면, ‘리즈 유나이티드’는 약체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팀도 1919년 창단 이후 1부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1회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에 사람들은 한 인물이나 기업체의 ‘잘 나갔던 시기’를 일컬어 ‘OOO의 리즈 시절’이라고 명명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잘 나가고 있는 팀’이라고 평가받는 LG 트윈스도 사실 ‘리즈 시절’이 있었다. 1990년 MBC 청룡 인수 이후 곧바로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하여 1994년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등 1990년대 중/후반까지 LG는 다른 팀들이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 중 하나였다. 6연속 위닝 시리즈를 기록한 LG가 현 시점에서 ‘제2의 리즈 시절’을 꿈꾸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리즈의 ‘리즈 시절’이 다가온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 또 다른 ‘리즈 시절’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는 사실이다. LG의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30)가 그 주인공이다. 재작년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데뷔하면서 11승(13패)으로 제 몫을 다 하더니, 지난해에는 마무리 투수의 실패 경험을 딛고 3.6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재계약 이후 다시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은 이후에는 지난 2년간의 활약을 뛰어 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호투하고도 승리와 인앤을 맺지 못해 6패(4승)를 기록중이지만, 평균자책점을 3.29까지 낮췄다. 한국무대 진출 이후 가장 돋보이는 성적임엔 틀림없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역시 제구력이다. 입단 첫 해에는 164와 2/3이닝을 소화하면서 99개의 사사구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에는 151과 1/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77개의 사사구를 내어 주는 데 불과했다. 특히, 몸에 맞는 볼 숫자가 거의 절반으로(2011년 15개 → 2012년 9개) 줄어들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아는 투수’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올해에는 79와 1/3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총 44개의 사사구를 허용하고 있다. ‘완성형 외국인 선수’가 아닌, ‘육성형 선수’가 성공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도 무리는 아닌 셈이다. 여기에 빠른 볼 최고 구속은 여전히 160km대를 형성하고 있어 당하는 타자들로서는 속수무책이다.

재미있는 것은 마이너리그를 포함하여 미국에서도 그가 썩 재미를 못 봤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던 2007년에는 볼티모어 더블 A ‘보위 베이삭스’에서 11승 4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지만, 와일드피치 12회, 사사구 82개를 기록했던 것이 ‘옥에 티’였다. 그나마 메이저리그에 승격한 이후에는 2008년에 6승을 거두었지만, 6.7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2007년부터 3년간 6승 8패, 평균자책점 7.50을 기록한 것이 리즈의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이다.

현재까지의 기세대로라면, 리즈의 ‘리즈 시절’은 올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LG 프런트로서는 어떠한 방법으로 리즈를 묶어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오프시즌 최대 과제일 수 있다. 다소 ‘성급한 예측’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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