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개념구단' 넥센의 프로다운 행보

선수 무면허 음주운전 사건과 관련, 빠르고 적극적인 조치 돋보여

2013-06-09 18:25

'개념구단' 넥센의 프로다운 행보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9일, 그 동안 이렇다 할 문제 없이 원활하게 진행되어오던 한국 프로야구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수도권 구단의 내야수로 활약 중인 한 선수가 ‘음주운전 무면허’ 사고를 저지른 후 합의 과정에서 도주했다는 내용이 그것이었다. 이에 각종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해당 선수가 누구냐는 추측이 나오면서 때 아닌 ‘유언비어’가 유포되기도 했다. 여기서 시간이 더 지체됐다면, 사고와는 관계 없는 멀쩡한 선수가 ‘희생’될 가능성이 컸다.

그러나 그가 누구인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때까지는 그다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다. 넥센 히어로즈가 구단에서 오후 2시를 기하여 스스로 보도 자료를 배포하면서 해당 선수에 대한 ‘일벌백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었다. 소속팀 선수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경우 ‘감추기’에만 애를 썼던 기존의 모습을 생각한다면, 넥센의 조치는 다소 파격적인 선택이기도 했다. 하지만, 일찌감치 칼을 빼들면서 선수단의 동요를 막음과 동시에 해당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해명’이 이루어지면서 부작용을 최소화 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더 이상 선수들의 잘못을 ‘쉬쉬’하는 것만이 최선의 선택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기 때문이다.

‘프로구단의 기본자세’를 스스로 보인 넥센

이에 사건 당사자인 김민우(34) 역시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며, 구단 내/외적으로 본인이 받을 수 있는 어떠한 조치도 감수하겠다는 뜻을 드러내 보였다. 그리고 넥센은 사건 접수와 함께 KBO 징계와는 별도로 구단 자체적으로 ‘3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1,000만 원’의 강도 높은 징계를 내렸다. 김민우의 2013년 연봉이 8,800만 원임을 감안해 본다면, 다소 가혹하다고 볼 수 있는 조치이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프로선수로서의 기본자세’에 대해서는 넥센이 스폰서 없이 운영됐던 어려운 시기에도 꾸준히 강조되어왔던 점이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시진 현 롯데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처벌에는 내가 후한 편에 속하지만, 술 냄새 풍기면서 연습에 나타나면, 가중 처벌을 가했다. 1회 적발될 경우 벌금 300만원, 2차 적발시에는 벌금 600만원, 3차 적발시에는 벌금 1,200만원을 부과했다. 이는 2군에서도 똑같이 적용하며, 코치 시절에도 감독에게 보고하여 그대로 적용시켰다.”라며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기본 자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이는 1~20만원 벌금으로는 선수들이 꿈쩍도 안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이다.

코치 시절부터 김 감독을 보좌해 온 염경엽 감독도 이러한 영향을 받은 이 중 하나다. 염 감독은 경기 전 ‘선수 관리에 대한 책임’은 팀 수장에게 있음을 재차 강조함과 동시에 김민우에 대해서는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지 않겠는가.”라는 짧은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모름지기 프로야구 감독들은 ‘기본이 잘 되어 있는 선수’를 좋아한다. 선수로서 해야 할 일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철저하게 기피하는 선수가 기본이 된 선수다. 그러기 위해서 스스로도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좋은 감독 밑에 나쁜 선수가 없는 법’이다. 그래서 이번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적극적이고 빠른 조치를 취한 넥센 히어로즈 구단은 (선수 개인의 잘못에 대한 문제는 뒤로 하더라도) ‘프로야구단이 지켜야 할 기본자세’를 스스로 보였다는 점에서 타 구단의 귀감이 될 만하다.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