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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았으면서도 다른 1994년 LG와 2013년 LG

호성적의 배경에는 '신진세력과 기존전력 조화'

2013-06-06 20:02

닮았으면서도 다른 1994년 LG와 2013년 LG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아직 시즌 중반이다. 치열한 순위 싸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어떠한 일도 발생할 수 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쳐질 것으로 평가 받는 팀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고, 우승 후보로 점쳐졌던 팀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시즌이 끝난 이후에야 결정난다. 하지만 이 모든 사실에도 불구, LG 트윈스의 최근 기세가 무섭다는 사실만은 변함없다. 최근 열린 5번의 3연전에서 모두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주말 열린 KIA와의 원정 3연전을 모두 휩쓸면서 중위권으로 향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패한 경기에서도 쉽게 물러나지 않으면서 나머지 8개 구단이 ‘상대하기 가장 까다로운 팀’으로 LG를 선택하는 것도 그래서 무리는 아닌 셈이다.

재미있는 것은 현재 LG의 상승세를 이끄는 신진 세력들의 모습이 1994년 당시의 LG와 대동소이하다는 사실이다. 1994년이면 LG의 ‘가장 최근 한국시리즈 우승’이 이루어졌던 시기이기도 했다. 신인 트로이카와 베테랑들이 최적의 조합을 보였던 LG는 당시 그 어떤 구단보다 완벽한 전력을 구축하며, 압도적인 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닮았으면서도 다른’ 1994년 LG와 2013년 LG

1990년대 중반 LG 트윈스를 기억하는 올드 팬들이라면, ‘유지현-김재현-서용빈’의 신인 트로이카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이들은 시즌 끝까지 LG의 라인업을 책임지며, ‘신인왕 집안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여기에 트레이드를 통하여 쌍둥이의 4번 타순을 책임진 한대화가 있었고, ‘터줏대감’ 노릇을 했던 노찬엽-김동수 등도 라인업에도 제 몫을 다 했다. 이렇듯, 신진 세력과 기존 전력의 조합은 타 팀들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리고 정확히 19년 후에 이와 비슷한 모양세의 라인업이 구축됐다. 비록 올 시즌에 입단한 ‘순수 신인’은 한 명도 없지만, 젊은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오지환(23)-문선재(23)-김용의(28)-정의윤(27) 등이 그 주인공이다. 입단 이후 ‘포스트 유지현’을 노리며 절치부심했던 오지환은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100안타 고지를 밟았고, 문선재-김용의-정의윤은 전역 이후 LG의 신진 세력으로 떠올랐다. 이 중 문선재는 여전히 신인자격을 갖추고 있어 시즌 후 신인왕 자리까지 노려볼 수 있다. 이들 외에 기존 세력으로 ‘노장’ 이병규(39), '만루홈런의 사나이' 박용택(34), 동갑내기 베테랑 이진영(33)-정성훈(33) 듀오가 뒤를 받치고 있다. 타선의 힘은 1994년 당시와 매우 유사한 모습이다.

마운드에는 1994년 이상훈-정삼흠-김태원 등과 같은 A급 선발 투수들은 없다. 그러나 불펜의 힘은 그 당시 못지 않을 만큼 빼어남을 자랑한다. 이는 현재 LG의 상승세를 이끄는 버팀목이 되어 주기도 한다. 아직 유원상이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했지만, 이동현-정현욱-봉중근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다른 팀 못지 않다. 여기에 원 포인트 릴리프로 류택현-이상열 듀오가 언제든지 등판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적어도 ‘불펜으로 인하여 경기에서 졌다’는 이야기는 LG에게 통하지 않는 셈이다. 리즈-우규민-신정락이 버티는 선발 마운드에서 류제국과 주키치만 제 궤도에 오른다면 선발 싸움도 뒤쳐질 것이 없어 보인다.

더욱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들과 함께 LG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추후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부상으로 잠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포수 현재윤을 필두로 ‘작은 이병규’가 출격 대기중이고, 마운드에서는 신인 조근종과 좌완 이희성, 중고 신인 이성진 등이 퓨쳐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재활군에서 계형철 코치의 지도를 받고 있는 이형종과 정찬헌, 두 입단 동기도 시즌 후반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물론 LG는 여름 초반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 시즌 막판, 제 힘을 쓰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도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LG가 2002년 이후 11년 만에 가을잔치에 초대받기 위해서는 기존 및 신진전력의 조합과 체력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셈이다. 그리고 이는 매년 LG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되어왔던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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