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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인사이드]FA 먹튀는 있어도 쿠바 먹튀는 없다

중남미 최고 실력자들 메이저리그 성공은 당연

2013-06-05 18:57

[MLB인사이드]FA 먹튀는 있어도 쿠바 먹튀는 없다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FA 먹튀는 있어도 쿠바 먹튀는 없다.

미국 사회는 비교적 눈 먼 돈이 없다. 주류사회에 진입하지 못해서 그쪽 판은 잘 모르겠으나 일반 시민들은 다달이 페이먼트 내느라고 등골이 휜다. 미국인들이 모범적으로 오랫동안 성실히 일할 수 밖에 없는 것은 페이먼트를 죽기 전까지 내야하는 사회구조 때문이다. 집도 모두 월세가 아닌가. 공짜도 없는 게 미국 사회다.

그러나 눈을 돌려 스포츠판을 보면 일반인과의 정서와 크게 동떨어져 있다. 곳곳에 먹튀들이다. 예산을 아낀다고 직원을 감원하면서 잘못된 판단으로 프리에이전트 영입에 헛돈을 날리고 아마추어 드래프트 선수들에게 터무니없는 돈을 안겨주는 게 미국의 스포츠 구단들이다. 여기에는 슈퍼에이전트의 농간이 큰 몫을 차지함은 물론이다.

미국 스포츠 선수들이나 감독은 ‘팬’을 입에 달고 다닌다. 팬들에게 외면당하면 큰 일난다. 국내 프로 스포츠판은 그렇지 않다. 이유는 연봉이 팬들로부터 나오기 때문이다. 국내는 연봉이 대기업으로부터 나온다. 따라서 진정한 프로 스포츠라고 할 수 없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체결된 1억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은 거의 실패다. 다저스의 경우 벌써 1억6000만달러의 맷 켐프 계약은 실패라는 성급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7년까지 8500만달러를 줘야 하는 외야수 안드레 이티어의 계약 역시 잘 된 계약은 아니다. 다저스의 한 팬은 켐프에게 투자한 1억6000만달러는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스킴 사기극보다 더 빨리 사라졌다며 비난했다.

사실 미국 스포츠의 FA 역사도 국내처럼 성공보다는 실패가 훨씬 많다. LA 에인절스도 지난 시즌 앨버트 푸홀스(2억4000만달러), 조시 해밀턴(1억2500만달러) 계약은 실패로 귀착된다. 1억4700만달러를 투자한 잭 그렌키가 몸값을 하고 있다고 볼 팬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1억달러 이상의 장기계약은 뻔히 실패로 끝날 것을 알면서도 되풀이 된다. 실패를 감수해야 그런 선수를 데려올 수 있다.

이미 검증돼 있는 선수를 영입해야하는 터라 뾰족한 방법이 없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홈런 30,타점 100개, 타율 3할 이상을 작성한 선수 영입이 필수다. 야구는 결국 몸값 비싼 중심타자들이 쳐야하고 에이스가 막아야 한다. 하위타선에서 안타쳐봐야 이길 수가 없다. 미국 스포츠는 시장이 큰 구단끼리 경쟁을 하고 에이전트까지 포함돼 있어 몸값이 치솟는다. 시장이 큰 구단들은 로컬 방송사 계약으로 중계권을 많이 받아야 하므로 비싼 선수를 데리고 온다. 팬들도 스타를 원한다.

이렇게 메이저리그에 ‘FA 먹튀’들이 양산되지만 쿠바에서 망명온 선수들은 예외다.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친다. 쿠바 망명객들은 제3국을 통해서 미국으로 입국해야 한다. 미국과 쿠바의 국교가 단절돼 있기 때문이다. 쿠바는 미국의 적성국가다. 쿠바 망명객들은 메이저리그 구단들과 FA 계약을 맺는다.

메이저리그 경력 6년이 지난 FA와는 다르다. 아마추어 드래프트를 통하지 않는 선수들이라 곧바로 FA 신분이 된다. 물론 6년 검증을 받은 FA와는 몸값이 크게 차이가 난다. 이들의 계약은 드래프트 상위 전체 1번에서 3번까지들과 체결하는 개런티계약보다 높다고 보면 된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쿠바 망명객들을 보면 실패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신시내티 레즈는 2009년 WBC 대표팀에서 활약한 투수 아롤디스 채프먼과 2010년 1월 6년 3025만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채프먼은 시속 160km(100마일)의 빠른 볼로 레즈의 뒷문을 꽁꽁 걸어 잠구고 있다. 본인은 선발투수로 뛰기를 원했으나 마무리 적응도 잘하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레즈의 클로저다. 1988년생인 채프먼은 2016시즌 후 FA가 된다.

2011년 쿠바를 탈출한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는 2012년 2월 오클랜드 에이스와 4년 36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1985년생인 세스페데스는 국가대표 경력이 워낙 화려해 역대 쿠바 망명객 가운데 가장 비싼 몸값을 받았다. 4년에 3600만달러다. 세스페데스는 “쿠바가 배출한 최고의 올라운드 플레이어라는데 이견이 없다”는 평을 들었다.

이들 가운데 막내격인 22살의 LA 다저스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는 지난해 쿠바를 탈출해 멕시코로 건너갔다. 다저스가 지난해 6월 발빠르게 푸이그와 7년 4200만달러를 투자했다. 역대 쿠바 망명 선수에게 가장 많은 돈이다. LA 타임스가 검증안된 푸이그에게 너무 많은 돈을 줬다는 지적을 했지만 1년도 안돼 빅리그로 승격됐다. 이미 시범경기 때 타율 5할 이상을 마크하며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세스페데스와 푸이그는 ‘파이브 툴 플레이어’다.

쿠바에서 탈출한 선수들의 기량은 메이저리그에 올라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목숨을 걸고 쿠바를 떠날 정도면 왠만한 실력이 아니면 용기를 낼 수 없는 행동이다. 쿠바 야구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 최상이다. 다저스 1루수 애드리언 곤살레스는 지난 4일 데뷔전에서 2안타를 때리고 강한 어깨로 외야 어이스트로 경기를 마무리한 푸이그와 관련된 질문을 받자 “쿠바 야구는 정상급이다. 그들은 심리적 압박감을 받는 토너먼트를 거친 선수들이다.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은 당연한 일이다”며 높이 평가했다. 쿠바에서 망명 온 선수 어디 없소! 로스앤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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