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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인사이드]움직이는 종합병원 다저스

주전 멤버 부상의 덫에 빠져 신음…장기레이스 치명적

2013-06-03 16:47

[MLB인사이드]움직이는 종합병원 다저스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오프시즌 과감한 투자로 월드시리즈 진출을 꿈꾼 LA 다저스가 부상의 덫에 빠져 신음하고 있다. 다저스는 3일(한국시간) 좌완 류현진이 왼쪽 발 통증으로 콜로라도 로키스전 선발 등판을 취소하면서 트리플A에서 루키 맷 매길을 승격시켰다. 25명 엔트리를 조정해야하는 터라 포수 A J 엘리스를 15일자 부상자명단(Dis Abled List)에 등재시켰다. 왼쪽 옆구리 부상 때문이다. 그러나 엘리스는 지난 달 30일부터 경기에 출장하지 않아 이날자로 소급적용된다.

다저스는 로키스와의 3연전 피날레경기에 선수가 부족해 돈 매팅리 감독은 투수 클레이튼 커쇼, 잭 그렌키에게 경기 후반 대타를 준비하라고 지시해 이들은 경기내내 스파이크를 신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30개 팀 가운데 다저스 투수들이 타격이 가장 좋다. 하지만 선발 매길이 7실점하면서 커쇼와 그렌키를 대타로 기용할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매길이 6이닝을 던져 7회 타석 때 마크 엘리스가 나선 게 전부다. 다저스는 2-7로 패해 1승2패로 쿠어스필드에서 또 다시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2010년 9월27일-29일 이후 한번도 위닝시리즈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다저스는 시범경기 때만 해도 선발 7명으로 경쟁을 시키며 이 가운데서 5명을 추린다면 포스팅시스템으로 입단한 류현진을 바짝 긴장시켰다. 시범경기에서 선발을 보장받았던 투수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1억4700만달러를 투자해 영입한 잭 그렌키뿐이었다. 류현진은 이에 비해 몸값이 아주 싼 편이다.

야수들도 호화로웠다. 연봉 1500만달러 이상의 고액 포지션 플레이어만 좌익수 칼 크로포드, 중견수 맷 캠프, 우익수 안드레 이티어, 유격수 핸리 라미레스등 쟁쟁했다. 3루수에는 지난해 반짝한 루이스 크루즈가 있어 팬들은 지난 2년 동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후안 유리베를 버리라고 아우성이었다. 유리베는 지난 두 시즌 단 한번도 100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을 뿐 더러 2011년 0.204, 지난해 0.191의 저조한 타율을 보였다. 닉 푼토와 스킵 슈마커는 주전이 아닌 백업용 내야수와 유틸리티 플레이어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유리베를 비롯해 이들이 없었다면 다저스는 팀도 꾸려가기 힘들 형편이다. 메이저리그 사상 역대 최고 연봉(220,395,196달러)의 팀이 졸지에 트리플A로 전락하는 우스갯 팀이 될 뻔했다.

다저스는 시범경기부터 이날 A J 엘리스까지 총 15명이 DL에 오르락했다. 현재 DL에 등재돼 있는 선수만 투수 좌완 스캇 엘버츠(왼쪽 팔꿈치, 시즌 끝), 조시 베켓(사타구니), 채드 빌링슬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시즌 끝)), 션 톨레슨(허리), 핸리 라미레스, 맷 켐프(이상 햄스트링), A J 엘리스(옆구리)등 7명에 이른다. 전력의 핵심 선수만 5명이다. 매팅리 감독은 정규시즌 개막 후 단 한번도 베스트 오더를 짜지 못하고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가 매팅리 감독의 지도력 부재라기보다는 예상치 못한 ‘부상’ 인재 때문이라는 점이 설득력있게 받아 들인다.

메이저리그는 162경기의 장기레이스를 치르는 일정이라 부상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 ‘부상도 게임의 일부분’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그러나 다저스처럼 이렇게 부상이 많이 속출하면 페넌트레이스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힘들다. 다저스의 현 타순은 3연전 시리즈정도는 할 수 있는 있다. 하지만 5경기 이상 장기화가 되면 바닥을 치게 된다. 백업은 백업이다. 홈런을 때릴 수 있는 타자가 애드리언 곤살레스, 안드레 이티어 정도다. 2안타, 3안타를 1점씩을 뽑는 야구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이날 경기 후 다저스는 류현진의 땜방 선발로 나선 맷 매길을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내고 더블A 채타누가에 소속돼 있는 쿠방 망명객 출신 야스엘 푸이그를 4일 빅리그에 합류시킬 예정이다. 푸이그는 미국 스포츠의 만능선수로 알려진 풋볼과 야구를 동시에 한 보 잭슨을 연상시키는 플레이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4할대 이상의 타격을 휘둘렀으나 구단은 엔트리 조정 때문에 더블A에서 시즌을 시작하라고 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런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잘못된 판단이라는 게 2개월도 안돼 드러났다. 푸이그는 덕아웃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선수다.

한편 4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전 선발로 내정된 좌완 크리스 카푸아노도 왼손의 삼두근 이상으로 등판이 불가능한 상태다. 마이너리그의 스티븐 파이프를 스팟 스타터로 기용할 예정이다. 미국에서는 갑자기 선발이 등판하지 못할 때 땜방으로 나서는 것은 ‘Spot Starter’라고 한다. 다저스가 부상병동을 털고 언제쯤 시즌 전 예상대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플레이오프 팀으로 탈바꿈하게될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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