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시즌 2승 신정락, '제2의 임창용' 꿈꾸다

2010년 데뷔 이후 현재 가장 좋은 페이스 선보여

2013-05-31 23:54

▲지난31일경기에서시즌2승을신고한신정락.사진│LG트윈스
▲지난31일경기에서시즌2승을신고한신정락.사진│LG트윈스
[마니아리포트 김현희 기자]지난 2009년, 봉황대기 고교야구(현재는 사회인 대회로 변경)가 한창이던 수원구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전이 펼쳐졌다. 2010 시즌 신인지명회의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고교 3학년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기량을 펼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에 각 프로 스카우트팀도 마지막까지 ‘흙 속의 진주’가 없는지 살피는 작업에 한창이었다.

바로 그때, 당시 LG 트윈스 스카우트 팀장으로 재직중이었던 김진철 부장은 “이번 신인지명회의에서 누구를 뽑으면 좋을지 참고 삼아 이야기해 달라”라 뜻밖의 이야기를 꺼낸 바 있다. 자신이 보는 것이 주가 되지만, 다른 팀의 스카우트가 아닌, ‘제3자’가 바라보는 것도 김 부장에게는 꽤 중요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당시 LG는 전체 1번 지명권을 행사할 권리를 지니고 있어 어느 때보다 신중한 선택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당시 김 부장과의 대화에서 필자는 “LG의 마운드 사정을 감안해 보았을 때 원 포인트 릴리프 요원으로라도 빨리 써먹을 수 있는 요원을 최우선적으로 뽑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현재 고교/대학야구에서 가장 즉시 전력감에 가까운 선수를 뽑아야 할 듯 싶다. 가장 상식적이면서도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겠는가”라며 원론적인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거론되었던 선수가 바로 고려대 신정락(26)이었다.

‘제2의 임창용’을 꿈꾸는 영건, 데뷔 4년 만에 날개 달다!

실제로 당시 신인지명회의에 나섰던 인원들 중 신정락만큼 빠른 공을 던지는 유망주는 없을 정도였다. 그만큼 당시 고교/대학 자원들 가운데 가장 ‘실전형’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을 만했다. 본인 스스로 ‘제2의 임창용’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힌 만큼, 넉넉지 않은 LG 마운드에 신정락같은 젊은 피는 분명히 필요했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역시 높았다. 시즌 초반, 간간이 마운드에서 제 몫을 다 했던 신정락이었지만, 시즌 직후 받아들었던 성적표는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는 비단 신정락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당시 프로에 입문했던 이들 중 그나마 꾸준히 기회를 부여 받았던 이는 문성현(넥센), 안승민(한화), 문광은, 박종훈(이상 SK) 정도였다. 그리고 이후에는 2년간 부상 등으로 거의 실전에 투입되지 못한 채 홀로 군입대를 준비했던 신정락이었다. 당시 신정락의 몸 상태를 감안했을 때, 상무나 경찰야구단 입대를 통한 ‘재충전의 기회’를 갖는 것도 그에게는 분명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대학 시절 이후 오랜만에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르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지난 4월 28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5이닝 무피안타 무실점투로 뒤늦은 개인 통산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에도 6이닝 이상 긴 이닝을 소화했던 신정락은 패전을 기록했던 지난 25일 경기에서도 8과 1/3이닝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월의 마지막 경기에서 그 기세를 몰아 7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인 것은 그래서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고무적인 것은 빠른 볼 최고 구속을 140km 중반대까지 끌어 올렸다는 점이다. 구속이 증가한 만큼, 주무기인 슬라이더 제구력도 살아나고 있다. 다만, 최근 3년간 50이닝 이상 소화해 본 경험이 없는 만큼, 체력 문제는 올 시즌 내내 그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31일 현재까지 그는 2승 4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중이다. LG 선발마운드에서 그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는 이는 외국인 투수 리즈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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