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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인사이드]다저스와 레이커스이 비슷한 행보

서부지구 꼴찌…중심 타선의 부진과 구원진 집단 슬럼프

2013-05-23 18:58

[MLB인사이드]다저스와 레이커스이 비슷한 행보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23일(한국시간) 류현진의 호투로 LA 다저스는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3연전 가운데 2승1패를 마크했다. 올시즌 6차례 맞붙어 4승2패를 기록하고 양팀간의 올 시리즈를 마감했다. 하지만 여전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다. 서부지구에서 유일하게 20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게 다저스다. 서부지구 라이벌과의 팀간 전적에서 5승16패로 절대 열세다. 지구 라이벌전에서 반타작 승부만 작성해도 승률 5할은 넘었다. 야구는 승률 5할이 마지노선이다. 5할을 유지해야 후반기 뒷심을 발휘할 수 있다.

류현진이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만 해도 한국인 루키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최초의 선수가 될 것이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부상자가 속출하고 거액을 받고 있는 중심타자들이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열중쉬엇’을 하고 있으니 팀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게다가 최근에는 구원진들이 집단 슬럼프에 빠져 속수무책이다.

류현진은 폭스 프라임 티켓의 다저스 전속 해설자 스티브 라이언의 말처럼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Better than Expect)”는 평가가 맞는다. 이날 밀워키 브루어스전으로 선발 10경기에 등판했는데 큰 굴곡이 없는 피칭을 이어갔다. 물론 투구내용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한 수 위이지만 10경기 등판에서 팀이 6승4패를 거뒀다는 것은 일단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현 다저스를 보게 되면 2012-2013시즌 초반의 LA 레이커스를 연상케한다. 너무 흡사한 행보를 걷고 있다. 레이커스도 오프시즌 민완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를 영입하면서 일약 NBA 챔피언십 후보로 떠올랐다. 많은 전문가들은 현역 최고 플레이어 코비 브라이언트와 올스타 포워드 파우 가솔에 내쉬와 하워드가 영입됐으니 마이애 히트와 결승전에서 맞붙을 것이라는 발빠른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시볌경기 때부터 조짐이 이상했던 마이크 브라운 감독(현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을 5경기 만에 해고했다. ‘프린스턴 오펜스’를 들고 나오면서 개막 5경기에서 1승4패로 부진하자 해고의 칼을 빼들었다.

비니 비커스태프 대행 체제 이후 ‘업템포’ 농구를 시도하는 마이크 댄토니를 영입하며 돌파구를 찾으려고 시도했다. 팬들은 레이커스를 5차례 우승시킨 필 잭슨을 원했지만 구단은 댄토니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연봉문제도 있고 팬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영입이 단순치가 않았다. 하지만 속공농구를 지향하는 댄토니는 가솔, 내쉬, 백업 가드 스티브 블레이크, 포워드 조던 힐의 잇단 부상으로 성적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레이커스의 부진은 NBA 최고의 뉴스였다. 레이커스는 LA 프랜차이즈의 터줏대감이며 NBA 판 뉴욕 양키스다. 더구나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 놓았는데 성적은 반비례하고 있으니 온갖 비난을 받았다.

레이커스는 막판에 코비 브라이언트와 주전들이 뒷심을 발휘해 간신히 서부 컨퍼런스 7위를 차지했다. 정규시즌은 비록 턱걸이를 했지만 플레이오프에 가면 달라질 것이다는 희망은 브라이언트의 아킬레스건 파열로 일장춘몽이 돼버렸다. 샌안토니오 스퍼스에게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4전 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맛보고 시즌을 닫았다.

다저스 역시 지난해 8월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초대형 트레이드로 애드리언 곤살레스와 테이블세터 칼 크로포드를 영입했고, 오프시즌 잭 그렌키와 류현진을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사들여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본이고, 월드시리즈 진출 후보로 꼽혔다. 다저스는 1988년 오렐 허샤이저(ESPN 해설자)와 커크 깁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감독)이 있을 때 마지막으로 월드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이후 한번도 월드시리즈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다.

다저스의 현 부진은 돈 매팅리 감독으로서도 할 말이 없지만 전적으로 그의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레이커스의 경우 감독의 작전 및 전략 부재 등이 눈에 보였다. 댄토니는 사실 실패작이다. NBA 정상을 차지할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 그러나 매팅리는 그의 판단 미스로 경기를 지는 게 아니다. 오죽했으면 독설과 감독 길들이기로 유명한 LA 타임스 칼럼니스트 빌 플라스키가 매팅리를 옹호하고 나섰을까. 맷 켐프, 안드레 이티어 등 선수들의 타격부진과 제 역할을 못한 게 잘못이지 매팅리의 책임은 아니라는 것이다. 야구는 말 그대로 대장정이다. 현재 162경기의 36%를 소화했다. 지난해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6월30일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에 무려 13.0게임 차 뒤졌다가 이를 뒤집고 서부지구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NBA에서는 벌어질 수 없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가능하다. 다저스에게도 이런 희망을 기대해본다. 로스앤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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