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배상문 역시 ‘승부사’

두둑한 배짱으로 큰 대회에 강한 면모

2013-05-20 11:31

배상문 역시 ‘승부사’
[마니아리포트 유혜연 기자]배상문(27․캘러웨이)은 겁이 없다. 위기 상황에서도 돌아갈 줄 모른다. 자신보다 강한 선수를 만나면 두둑한 배짱으로 더 강하고, 힘차게 클럽을 휘두른다. 그렇기에 유독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2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7166야드)에서 열린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도 그랬다.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을 포함해 통산 3승을 기록 중인 강호 키건 브래들리(미국)와 동반 라운드를 펼치면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배상문이 오히려 경기를 주도했다. 배상문은 초반에 버디 4개를 잡아 브래들리를 4타 차로 따돌렸고, 중후반 타수를 까먹으며 동타를 허용했지만 오히려 침착했다. 무너진 건 브래들리였다. 배상문이 16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자 브래들리는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하며 우승컵을 헌납해야 했다.

8세이던 1994년 골프채를 처음 쥔 배상문은 태극마크 한 번 달지 못하는 등 아마추어 시절에는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지만 2005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승승장구했다.

프로 무대에 온 배상문은 특유의 배짱을 앞세워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했다. 특히 2008년 ‘내셔널 타이틀’ 한국오픈을 제패한 뒤 이듬해에는 같은 무대에서 일본의 골프영웅 이시카와 료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꺾고 우승컵을 차지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배상문은 PGA 투어 데뷔 첫 해인 지난해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겁 없는 신인’으로 통했다. 그해 3월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에게 우승컵을 내줬으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강한 승부근성과 우승에 대한 조급증 등으로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배상문은 올해 승부를 걸었다. 필 미켈슨(미국)과 비제이 싱(피지) 등을 지도한 릭 스미스를 전담 스윙코치로 뒀고, 베테랑 캐디 맷 미니스터를 영입했다. 배상문을 어릴 때부터 홀로 키우고 필드에서 백을 메던 어머니 시옥희(57)씨도 마음을 다 잡았다. 가끔 아들과 필드에서 언쟁을 벌이던 시씨는 아들이 ‘홀로 서기’에 성공할 수 있도록 캐디를 주선한 후 자신은 한국으로 돌아왔다.

배상문은 이번 우승으로 PGA 투어 생활을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게 있다. 당장 2015년까지 정규 투어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메이저 대회는 저마다 다른 원칙이 있지만 이번 우승으로 세계랭킹이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새로운 도전도 기대해 볼 만하다.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