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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인사이드]우승의 조건은? 돈+@

다저스 등 우승후보 동반부진… 투자와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

2013-05-13 16:01

[MLB인사이드]우승의 조건은? 돈+@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프로 구단은 우승을 위해서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런 면에서 예전 해태 타이거스와 같은 우승은 바람직하지 않다. 해태가 남긴 유산은 빨간색의 유니폼과 정신력뿐이다.

자본주의 국가 미국 스포츠에서 스몰마켓팀은 이젠 우승하기가 너무 어렵다. 구단의 재정이 취약하기 때문에 전력의 핵심인 선수를 영입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강력한 샐러리캡으로 제도적인 뒷받침이 된 NFL, NBA, NHL은 스몰마켓 팀이 장단기적인 청사진만 잘 마련되면 우승도 가능하다. 하지만 162경기를 치르는 장기레이스의 야구는 투자는 곧 성적과 비례된다. 메이저리그는 샐러리캡이 없어 무한경쟁으로 빅마켓과 부자구단이 유리하다.

머니볼의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포수 조 마우어를 장기계약하기 전까지의 미네소타 트윈스는 큰 투자없이 좋은 성적을 낸 대표적인 구단이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오클랜드와 미네소타는 플레이오프 진출까지는 성공했지만 월드시리즈 정상은 밟지 못했다. 전력의 2%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 2%는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확보해야 하는 게 메이저리그다.

올시즌 초반 나타난 메이저리그 판도의 가장 큰 특징은 시즌 전 우승후보 LA 다저스, LA 에인절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붕괴다. 오프시즌 과감한 투자로 전력보강을 가장 알차게 했다는 평가를 들은 팀이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이 3팀의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를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그래서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서 ‘투자와 성적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월드시리즈 우승 팀치고 오클랜드와 같은 ‘머니볼’로 정상을 밟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샌프란스시스코 자이언츠,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2011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텍사스 레인저스등이 투자없이 리그 챔피언이 된 게 아니다. 팀 연봉 서열이 메이저리그 10위안에 포함돼 있다.

메이저리그의 전력은 유망주 드래프트, 트레이드, FA시장에서의 영입등 3가지다. 단장의 역할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다저스, 에인절스, 블루제이스가 겨우내 거물급 프리에이전트와 거액의 연봉을 부담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자는 염원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초반에 구단의 의도와는 정반대의 길로 가고 있기에 전문가들과 팬들에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다저스는 1억4700만달러를 퍼부은 잭 그렌키, 6100만달러를 투자한 류현진을 영입해 마운드를 높였지만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현재까지는 돈 매팅리 감독의 지도력과는 성적 부진을 연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그렌키를 놓친 에인절스는 강타자 조시 해밀턴과 5년 1억250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맺으면서 화력을 대포 보강했다. 기존의 공격력도 좋은데다가 해밀턴의 영입은 라이벌 텍사스 레인저스의 전력약화까지 내다본 포석이었다.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는 21승13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일(한국시간) 경기가 없는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3연전 싹쓸이를 당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는 물론이고 7연패의 수렁에 빠져 있다. 13승20패로 승률 5할에서 -7이다. 다저스의 33경기 초반 역대 최악 성적 두 번째다. 1958년 12승21패로 출발해 71승83패로 시즌을 마무리한 이후 1992년과 타이를 이루고 있다. 그동안 33경기에서 12승21패, 13승20패(두 차례), 14승19패(6차례)로 출발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 1960년 82승72패가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에인절스의 11승22패는 구단 창단 이래 가장 저조한 성적과 타이를 이루고 있다. 1969년, 1976년에 11승22패로 출발해 각각 71승91패, 76승86패로 끝낸 적이 있다. 아직 AL 서부지구 최하위로 처지지는 않았으나 올시즌 100패 이상이 예상된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탈꼴찌 경쟁을 벌이고 있을 정도로 한심한 지경에 놓여 있다. 공격력보다 투수력을 보강하지 않는 제리 디포토 단장이 팬들로부터 해고돼야 한다는 심한 비난을 받고 있다.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탬파베이 레이스를 제치고 엘리트 지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이 점쳐졌던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일찌감치 꼴찌로 주저 앉았다. 9일 현재 13승22패로 선두와 게임차가 8.0이다. 비록 초반이라고 해도 너무 처져 있다. 토론토는 지난 오프시즌 톱타자 호세 레이에스, 선발 마크 벌리, 조시 존슨을 영입하고 약물복용 발각으로 50경기출장정지를 당한 프리에이전트 멜키 카브레라를 데려와 전력을 한껏 끌어 올렸다. 홈런 40개가 가능한 호세 바티스타, 에드윈 엔카네시온등이 기존 전력이다.

하지만 초반부터 팀의 공격첨병이며 수비의 핵인 유격수 레이에스가 2루 슬라이딩을 하다가 발목을 다친 게 뼈아팠다. 말린스에서 영입한 존슨도 방어율 6.86으로 부진한 참에 부상자명단까지 올랐다. 사실 시즌 전 우승 후보 3팀이 나란히 부진한데는 부상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저스는 부상병동이고, 에인절스 역시 에이스 제러드 위버가 왼손 팔이 골절돼 1개월 이상 DL에 오르면서 부진이 시작됐다.

과연 이 3팀이 승률 5할 이상을 만들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적을 만들 수 있을지 그것이 흥미롭다. 에인절스는 지난해 앨버트 푸홀스 강타자의 극심한 슬럼프로 후반기에 승률 5할 이상에 복귀하며 89승73패를 마크했지만 끝내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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