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문상열의 백스톱]맷 하비를 아시나요?

강속구에 다양한 변화구 장착해 뉴욕 메츠의 희망으로 떠올라

2013-05-10 15:57

[문상열의 백스톱]맷 하비를 아시나요?
[마니아리포트 문상열]지난 달 20일(한국시간) 뉴욕의 시티필드에서는 시즌 초반 팬들이 바라는 대결이 벌어졌다. 4월의 하이라이트였다. 워싱턴 내셔널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현재 1승4패 3.13)와 뉴욕 메츠 맷 하비(4승 1.56)의 대결이었다.

둘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요건을 갖추고 있다. 백인에 수려한 용모와 불 같은 강속구로 삼진을 낚는 우완 정통파의 파워피처라는 공통점이다. 신장도 나란히 193cm에 체중 99kg, 100kg으로 비슷하다. 둘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각각 파워피칭의 진수를 과시했다.

1988년생인 스트라스버그가 피츠버그전에서 삼진 14개, 1989년생 하비는 애리조나전에서 K 11개를 그렸다. 메이저리그는 유망주 신인 데뷔를 거의 시즌 중도에 한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고 시즌이 개막되면 곧바로 신인을 기용하는 국내 프로야구와는 차이가 있다.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조급할 필요가 없다.

스트라스버그는 1988년생으로 2009년 드래프트 전체 1번으로 내셔널스에 선택됐다. 그는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연봉계약 협상을 벌이면서 신경전을 벌여 입단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역대 최고액인 1510만달러를 사이닝보너스로 받았다. 마이너리그를 사실상 통과의례로 거친 그는 2010년 6월에 데뷔했다. 그러나 이 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서저리)로 2011년 9월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에는 투구이닝 제한으로 또 한번 화제에 올랐다.

토미 존 서저리에도 불구하고 157km(98마일)의 포심패스트볼을 뿌린다. 게다가 투심패스트볼과 커브와 슬라이더를 변형한 슬러브, 체인지업 등을 볼카운트 유불리와 상관없이 던질 정도로 제구가 좋다. 최근 오른쪽 팔뚝 통증으로 데이비 존슨 감독이 매우 조심스럽게 투구를 관찰하고 있다.

하비는 스트라스버그만큼 입단 때 떠들썩하지는 않았다. 고교를 졸업할 당시 LA 에인절스가 지명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3년 후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3학년을 마치고 뉴욕 메츠에 드래프트 1라운드 7번으로 뽑혔다. 강속구와 신체 조건이 좋기 때문에 스카우트의 집중 관리대상이었다. 2010년 드래프트 전체 1번은 내셔널스가 선택한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다. 2010년 1라운드 지명자 가운데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매니 마차도(3번), 시카고 화이트삭스 에이스가 된 조완 크리스 세일(13번) 등이 있다.

하비도 주무기는 빠른 볼이다. 스트라스버그가 한 때 세자릿수(100마일) 구속을 자랑했듯이 하비도 99마일(158km)의 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레퍼토리는 직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등 류현진이 갖고 있는 구종과 같다. 지난 뉴욕 메츠-LA 다저스전에서 류현진과 하비는 로테이션이 달라 맞붙을 기회는 없었다. 8월에 뉴욕 메츠가 다저스타디움 원정경기(13일~15일)에 올 때 류현진과 대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국내 야구팬들이 하비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20일 스트라스버그-하비의 대결 후(메츠가 7-1로 승리) MLB 네트워크는 ‘당신이라면 누구를 택하겠느냐’는 여론조사가 있었다. 많은 팬들은 우선 검증이 된 스트라스버그에게 후한 점수를 줬다. 그러나 메츠 팬들은 “하비랑 스트라스버그는 바꾸지도 않는다”며 하비의 손을 들었다. 스트라스버그가 뛰어난 에이스급 투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부상의 염려가 따라 다닌다. 투구폼이 부상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누누이 받고 있다.

하비는 1969년 ‘미러클 메츠’의 우승 주역 톰 시버를 연상시키는 우완이다. 뉴욕 스포츠 토크쇼 호스트로 유명한 마이크 프란세사는 하비를 저스틴 벌랜더(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앤디 페티트(뉴욕 양키스), 커트 실링(ESPN 해설자)급으로 평가했다. 전 메츠의 감독이었던 보비 발렌타인은 “하비는 역대 메츠의 유니폼을 입은 투수 가운데 최고가 될 것이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비는 현재 40.1이닝을 던져 류현진과 같은 삼진 46개로 리그 공동 4위를 마크하고 있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 메츠의 시티필드에서 벌어지는 올스타게임에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도 나설 수 있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메츠는 요한 산타나의 현역 생활이 사실상 끝나면서 2013시즌 전망이 밝지 않은 상황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하비가 있음에 메츠 팬들은 행복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