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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상열의 백스톱]트레이드는 서럽다?

영화 ‘머니볼’ 주인공 빈 단장은 트레이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2013-05-10 15:55

[문상열의 백스톱]트레이드는 서럽다?
[마니아리포트 문상열 기자]경기가 없는 지난 6일 기아 타이거스에서 SK 와이번스로 이적한 김상현이 7일 경기에서 홈런을 때렸다. 모 언론사 인터넷의 제목을 보니까 ‘이적 서러움 날린 홈런’이었다. 트레이드되면 서러운 것일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된 추신수의 활약도 그러면 이적 서러움을 마음껏 한풀이하고 있는 것인가.

트레이드는 구단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뤄진다. 물론 특정 선수가 눈밖에 나 트레이드하는 경우도 흔하다. 롯데 최동원(작고), 마해형의 트레이드는 구단에 눈밖에 났기 때문에 이뤄진 결과다. 메이저리그라고 다를 바가 없다. 물의를 일으킨 선수는 언젠가는 트레이드시킨다. 더구나 미국처럼 자원이 풍부한 곳에서는 더욱 그렇다.

국내에서 이른바 ‘블록버스터 트레이드’가 어려운 요인은 선수의 부족이 첫번째다. 두번째는 언론의 조기 트레이드 대차대조표 작성이다. 반 시즌도 안돼 트레이드의 성공여부를 가린다. 구단으로서는 부담이 된다. 또 하나는 3년 정도 머물고 떠나는 사장들의 임기다. 야구단 사장이 단순한 직업선상의 연장이기 때문에 굳이 임기중에 위험부담을 갖게 되는 트레이드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국내야구의 특성이다. 아울러 트레이드에 대한 미디어의 인식도 바꿔져야 한다. 전향적이어야하는 언론이 홈런쳤다고 곧바로 이적 서러움을 날려버렸다는 식은 하루빨리 탈피해야 한다.

이번 김상현-송은범의 트레이드는 양 구단의 부족함을 메우려는 케이스다. 외형적으로도 기아는 불펜 강화, SK는 우타 거포부재 해소다. 윈-윈 트레이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트레이드 대차대조표는 올시즌 후에 당장 나올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스타플레이어를 주고 유망주를 받는 트레이드는 거의 어렵다. 사장이나 단장이 자신의 직책을 걸고 하지않는 한 불가능하다. 실질적으로 유망주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브라이스 하퍼(이상 워싱턴 내셔널스)같은 우수 유망주를 골라내기도 어렵지만 확신을 하지 못한다. 또 검증된 스타플레이어를 포기할 경우 팬들에게 무수한 비난을 받는다. 악성댓글은 말로 형용하기 어렵다. 기량이 떨어진 스타플레이어의 은퇴조차도 구단이 온갖 욕을 먹는 게 국내 상황이다.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빌리 빈 단장은 영화 ‘머니볼’의 실제 모델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도 ‘머니볼II’로 저연봉의 팀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끈 주인공이다. 빈 단장의 모토는 ‘트레이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올해의 프런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예전 트레이드로 가장 유명했던 제네럴매니저는 플로리다 말린스를 우승(2003년)시켰던 잭 맥키언을 꼽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단장(1981년-1990년)을 맡으면서 하도 트레이드를 많이 해 ‘트레이드 잭’이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하지만 ‘트레이드 잭’도 빌리 빈 앞에서는 한마디로 조족지혈이다.

빈(51)은 1997년부터 오클랜드 단장을 맡았다. 지난 15년 동안 재임중의 성적은 1300승 1128패 승률 0.535이다. 같은 기간 오클랜드보다 성적이 좋았던 팀은 뉴욕 양키스(1464승 962패),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375승 1053패), 보스턴 레드삭스(1354승 1075패),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335승 1093패), LA 다저스(1310승 1120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1302승 1126패)등 6개 팀 뿐이다. 빈이 지난 15년 동안 메이저리그 각 팀과 해낸 트레이드만 총 84건이다. 포함된 선수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의 수백명에 이른다. 지난 시즌 팀의 서부지구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시 레딕도 신인왕 마무리 앤드류 베일리를 보스턴 레드삭스에 주면서 받아온 외야수다.

빈은 ‘머니볼’ 영화 속에서는 무시되는 오클랜드 마운드 영건 팀 허드슨, 마크 멀더, 배리 지토등 3총사를 한 명도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로 보유하지 않았다. 빈의 큰 그림속에는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는 별 의미가 없다. 현재 오클랜드의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는 없다. 허드슨은 애틀랜타, 멀더는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됐고, 지토는 프리에이전트가 돼 이웃동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국내 프로야구 풍토에서는 빌리 빈 단장은 탄생하기 어렵다. 단장에게 이런 권한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SK 와이번스 민경삼 단장은 빈과 같은 GM이 되고 싶어하지만. <로스앤젤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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