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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맨쉽, 20억짜리 계륵으로 전락하나

2017-10-19 06:00

NC 맨쉽, 20억짜리 계륵으로 전락하나
마무리도 아닌 불펜 투수가 몸값 20억 원이 넘는다면 이것도 어색할 텐데 불안하기까지 하다. 선발로 쓰기도 미덥지 못해 불펜으로 내렸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NC 외국인 우완 제프 맨쉽(32)이다.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등판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맨쉽이 한국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서 계륵이 될 위기에 처했다.

NC는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두산과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7-17 재역전패를 안았다. NC는 2회까지 3-1, 5회까지 6-4로 앞서 승기를 잡으며 전날 1차전 승리까지 2연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마운드가 무너졌다.

이날 NC는 리그 최고 토종 좌완으로 꼽히는 상대 선발 장원준에게 5⅓이닝 동안 6점을 뽑아냈다. 그러나 불펜이 버티지 못했다. 필승조를 투입한 6회만 무려 8실점하며 허무하게 경기를 내줬다.

무엇보다 맨쉽의 부진이 뼈아팠다. 맨쉽은 6-4로 앞선 6회 무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앞서 구창모가 연속 볼넷으로 내준 주자 2명을 승계해 부담은 있었던 상황.

하지만 MLB 시절 불펜으로 뛴 경험을 감안하면 충분히 막아줄 것이라는 믿음을 NC 벤치가 보냈다. 2차전에 앞서 김경문 NC 감독은 "그래도 선수들이 맨쉽을 투입하면 뭔가 '오늘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를 코칭스태프가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경기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맨쉽은 그러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첫 타자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에 몰린 뒤 7번 타자 최주환에게 좌월 만루포를 허용했다. 시속 147km 바깥쪽 투심을 정통으로 맞았다. 2점 차 리드가 2점 차 열세로 바뀐 순간이었다. 맨쉽은 1사 뒤 허경민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강판했다. 후속 원종현이 3점 홈런을 맞으며 맨쉽은 이날 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NC 맨쉽, 20억짜리 계륵으로 전락하나
전날도 맨쉽은 썩 좋지 않았다. 이번 가을야구 첫 불펜 등판에서 1⅓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했다. 중견수 김준완의 슈퍼캐치가 아니었다면 더 많은 실점을 기록했을 터였다. PO 2경기 1⅔이닝 4실점, ERA는 21.60에 이른다.

이번 PS에서 전반적으로 좋지 않다. 맨쉽은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5피안타(1홈런) 2사사구 2탈삼진 3실점했다. 롯데와 준PO 3차전 선발 등판에서는 그래도 4이닝 5탈삼진 무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4사구 4개, 3피안타로 2실점했고, 투구수도 83개에 이르렀다. 에릭 해커처럼 상대를 압도할 투구는 아니었다.

때문에 NC는 맨쉽의 MLB 시절 보직을 살려 불펜으로 돌렸다. 하지만 두산과 PO에서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필승 카드로 상대에 위압감을 줘야 하지만 두산 타자들이 자신있게 배트를 돌리고 있다.

맨쉽은 NC와 총액 180만 달러(약 21억 원)에 계약했다. 지난해 MLB 클리블랜드에서 53경기 2승1패 ERA 3.12, 빅리그 통산 137경기 7승10패 ERA 4.82의 경력을 후하게 평가했다. 개막 7연승을 거두고 4월 MVP로 선정됐을 때만 해도 과연 거물답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맨쉽은 내구성이 떨어졌다. 7연승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맨쉽은 7월에야 복귀했다. 전반기 8경기 7승 ERA 1.53이던 맨쉽은 후반기 13경기 5승4패 ERA 5.21로 평범한 투수가 됐다.

결국 가을야구에서 선발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맨쉽은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불안한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2차전 뒤 김경문 NC 감독은 "원종현, 김진성도 있었지만 맨쉽을 더 믿었다"면서 "결과가 나빴고, 그래서 야구가 어렵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맨쉽이 다음에 승리를 한번 잡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잃지 않았다.

선발로 믿음을 주지 못해 이동한 불펜에서도 불안감을 노출한 맨쉽. 20억 원이 넘는 가을잔치의 계륵으로 남을지, 예전 구위를 회복해 NC를 구원할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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