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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전쟁' 김태군, 일단 양의지에 한판 이겼다

2017-10-18 10:35

'포수 전쟁' 김태군, 일단 양의지에 한판 이겼다
가을야구에서 포수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큰 경기에 긴장할 수 있는 투수들을 얼마나 안정시키느냐는 안방 마님의 역할이다. 편안하고 리드로 투수들을 심리적으로 가라앉히고, 노련한 볼 배합으로 상대 타자들을 잠재워야 한다.

공교롭게도 두산-NC가 벌이는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플레이오프(PO)는 포수 출신 사령탑의 대결이다. 이미 지난해 두 팀이 펼친 한국시리즈(KS) 최우수선수는 두산 포수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KS 선발진의 평균자책점(ERA) 0.31을 리드했고, 타선에서도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1홈런 4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이런 점에서 NC 포수 김태군은 최근 2년 동안 포스트시즌(PS)에서 양의지에게 완패를 당한 셈이었다. 특히 지난해 KS에서 NC는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4연패로 무너졌다. NC는 KS 4경기에서 20점을 내줬고, 두산은 단 2실점이었다. 물론 투수진의 문제도 있었지만 포수도 온전히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이번 PO를 앞두고 김태군은 "의지 형은 2살밖에 많지 않지만 존경하고 좋아하는 선배"라면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많이 배웠다"고 양의지에 대한 경외와 호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3년 연속 가을야구에서 만나는데 기대가 되고 열심히 한번 붙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일단 올해 가을야구 첫 대결에서 김태군은 지난해의 아픔을 조금은 설욕했다. 17일 PO 1차전에서 NC의 13-5 대승을 이끌었다. 타격에서는 뒤졌지만 포수 본연의 임무인 투수 리드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날 김태군은 선발 장현식의 긴 이닝을 돕지는 못했다. 김태군-장현식 배터리는 3회까지 탈삼진 6개에 1실점투를 펼치며 롯데와 준PO 2차전 7이닝 비자책 1실점 깜짝 호투를 재현하는 듯했다. 그러나 4회 고비를 넘지 못하고 4실점으로 무너졌다.

'포수 전쟁' 김태군, 일단 양의지에 한판 이겼다
하지만 김태군은 이후 5⅓이닝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제프 맨쉽이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이민호-구창모-김진성 등 불펜진의 무실점을 이끌어냈다. 그 사이 NC는 5회 재비어 스크럭스의 만루홈런으로 6-4로 전세를 뒤집었고, 8회 7득점 빅이닝으로 승부를 끝냈다. 김태군도 3회 안타와 득점에 이어 8회 희생번트로 조금이나마 힘을 보탰다.

이날 타석에서는 양의지가 앞섰다. 국내 정상급 공수 겸장 포수로 꼽히는 양의지는 2회 선제 솔로 홈런을 날렸다. 4회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날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의 만점 활약.

하지만 수비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두산 선발은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 지난해까지 PS 34⅓이닝 무실점의 난공불락이었다. 그러나 니퍼트는 이날 3회 박민우의 적시타로 무실점 행진이 끝났다. 특히 4회말 4-2로 팀이 역전해준 뒤 5회초 고비를 넘지 못했다. 스크럭스에 뼈아픈 만루포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사실 여기에 양의지도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경기 후 스크럭스는 홈런 상황에 대해 "니퍼트의 슬라이더가 들어올 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포수의 볼 배합을 읽었다는 것으로 두산 배터리는 상대와 수 싸움에서 완전히 밀리고 만 것이다. 양의지는 8회 불펜진의 7실점 때도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김태형 두산, 김경문 NC 감독 등 왕년 OB 포수 출신 사령탑의 세 번째 가을야구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PO. 과연 두 감독의 페르소나로 꼽히는 양의지와 김태군의 안방마님 격돌이 누구의 승리로 끝날까. 일단 첫 대결에서는 김태군이 최근 패배를 설욕했다. 양의지의 반격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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