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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 후 PGA 복귀 첫 사례’ 배상문, 후배들의 귀감 될까

2017-10-11 14:16

PGA투어연습라운드에나선배상문.사진=올댓스포츠제공
PGA투어연습라운드에나선배상문.사진=올댓스포츠제공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군가복귀한 배상문(31, 신한동해)의 움직임이 생각보다 둔하다.

지난 2012년 PGA투어에 데뷔한 배상문은 데뷔 한 달 만에 특급 대회인 월드 골프 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냈다. 이어 트랜지션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배상문은 발 빠르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데뷔 첫 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적응을 마친 배상문은 이듬해 HP 바이런넬슨 챔피언십에서 PGA투어 첫 승을 기록했다. 이어 2014년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통산 2승을 쌓은 배상문은 최경주(47, SK텔레콤)와 양용은(45)의 뒤를 잇는 한국 남자골프의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 했다.

2014-2015시즌 프라이스닷컴 우승을 포함 톱10에 10차례 이름을 올린 배상문은 PGA투어 시즌 포인트 상위30명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출전해 공동 18위를 기록하며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활약에 힘입어 배상문은 2015년11월에는 프레지던츠 컵 인터내셔널 팀으로 선발되기도 했지만 이를 마지막으로 2015년 11월 일반병으로 군에 입대했다.

이에 PGA투어는 일명 ‘배상문 법’을 만들었다. 이는 시드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 중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하는 선수들에게 시드권을 보장하는 규정이다. 이와 같은 규정이 PGA투어 이사회를 거쳐 통과되면서 배상문은 전역 후 1년 간 PGA투어 시드를 보장받았다.

지난 8월, 21개월간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배상문은 9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신한동해오픈에 나서 PGA투어 복귀 전초전을 치렀다. 하지만 결과는 7오버파 컷 탈락으로 2년의 공백을 절감했다.

지난8월군복무를마친배상문.사진=마니아리포트DB
지난8월군복무를마친배상문.사진=마니아리포트DB

당시 배상문은 “군복무 기간 동안 골프채를 잡지 못해 실전 감각이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핀을 보고 샷을 구사하는 연습만 하다 보니 코스에 나와 코스 공략을 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특히 아이언 샷의 거리감이나 컨트롤이 많이 둔해졌다”고 하며 “7오버파라는 스코어는 지난 한 달 동안 연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PGA투어 복귀전까지 문제점을 되짚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2년이란 시간의 공백은 마음처럼 쉽게 메워지지 않았다. 배상문은 PGA투어 시즌 개막전이자 자신의 복귀전 세이프웨이 오픈에서 4오버파를 기록하며 또 다시 컷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무엇보다 복귀전 컷 탈락에 아쉬움이 큰 이유는 이 대회 전신이 바로 군복무 전 우승을 차지했던 프라이스닷컴 대회라는 것이다.

복귀전 패인 중 하나는 아이언 샷이다. 날카롭던 아이언 샷이 크게 무뎌졌다. 보기 4개와 버디 1개로 무너진 대회 2라운드에서 배상문의 그린 적중률은 61.1%로 낮았고, 대회 평균 그린적중률 역시 69.44%에 불과했다. 더욱이 홀 컵에 얼마나 가까이 붙였는지를 따지는 프락시머티 투 홀은 128위로 부진했다.

쇼트 게임에서 역시 고전했다. 벙커 세이브율은 25%까지 떨어졌다. 어프로치 이득 타수도 -1.018로 낮았는데, 이는 어프로치 샷으로 한 타 이상의 타수를 잃었음을 의미한다. 퍼트 역시 마찬가지다. 복귀전 퍼팅 이득 타수는 -1.684로 손해를 봤으며 홀 당 퍼트 수는 1.960개로 리그 138위 수준이었다.

통산 2승의 선수라기엔 부진한 경기력, 배상문은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비록 KPGA투어와 PGA투어 복귀전을 나란히 컷탈락으로 마감했지만 배상문의 부활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배상문의 바톤을 이어 받아 오는 11월 군대에 입대하는 PGA 통산 1승의 노승열(26, 나이키)은 지난달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상문이 형의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하며 “골프를 오래 쉬다보니 감이 떨어졌지만 샷을 구사하는 것 자체에는 이상이 없으니 곧 전성기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배상문이KPGA복귀전신한동해오픈에서버디퍼트를하고있다.사진=마니아리포트DB
배상문이KPGA복귀전신한동해오픈에서버디퍼트를하고있다.사진=마니아리포트DB

당사자인 배상문 역시 마찬가지다. 전역 후 “2년의 공백은 실감하지만 감을 되찾는다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배상문은 신한동해오픈 컷 탈락 이후 프레스룸을 나서며 “저, 안 죽습니다. 걱정마십쇼”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더욱이 PGA투어에서 군가복귀 선수는 첫 사례지만 병역의 의무가 있는 한국에서는 다르다. 이번 시즌 KPGA투어에서는 예비역 돌풍이 일었다. 맹동섭(30, 서산수골프앤리조트)과 김우현(26, 바이네르)이 전역 후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지난해 윤정호(26)역시 군가복귀 후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역시 허인회(30)와 함정우(23) 가 전역 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배상문의 부활을 바라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첫 사례'다. PGA투어에서 8승을 기록한 최경주와 아시아인 최초로 PGA투어 메이저 우승을 기록한 양용은은 군 복무 이후 PGA투어에 진출해 군복무로 인한 공백이 없었다. 선례가 없던 터라 선수들의 군복무에 대한 불안감은 클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PGA투어의 경우 세계 최정상급의 선수들이 한데 모여 제자리를 찾기까지 어려움이 커 불안감은 더했다.

배상문 역시 복귀전에서 부진하며 PGA의 벽을 실감했지만, 주춤거릴 시간이 없다. 배상문의 뒤에는 노승열, 김민휘(25), 김시우(22, CJ대한통운)등 PGA멤버들과 송영한(26,신한금융그룹), 이수민(24, CJ대한통운), 왕정훈(22)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많은 선수들이 줄지어 군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군가복귀 첫 사례’가 된 배상문이 PGA투어에 완벽하게 적응해 후배들의 나침반이 될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된다./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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