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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대기록에서 엇갈린 노장들의 희비

페더러 우승, 비너스 눈물

2017-07-17 08:51

윔블던 대기록에서 엇갈린 노장들의 희비
테니스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 윔블던에서 남녀 노장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황제' 로저 페더러(5위 · 스위스)는 대회 남자 단식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을 세웠지만 한때 동생과함께 여자 테니스를 주름잡았던 비너스 윌리엄스(11위·미국)는 최고령 여자 챔피언이 무산됐다.

페더러는 1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17 윔블던 (총 상금 3160만 파운드 · 약 463억 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6위 · 크로아티아)를 3-0(6-3 6-1 6-4)으로 완파했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상금 220만 파운드(약 32억4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특히 이 대회만 8번째 우승 타이틀이다. 2003년부터 대회 5연패를 달성한 페더러는 2009년, 2012년에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이는 페더러 이전 '테니스 황제'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윌리엄 렌셔(영국)의 남자 단식 7회 우승을 뛰어넘은 최다 기록이다.

이와 함께 페더러는 윔블던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도 썼다. 만 35세 11개월인 페더러는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가장 나이 든 챔피언이 됐다. 종전 기록은 1975년 아서 애시(미국)의 31세 11개월이다. 참고로 전체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고령 우승 기록은 1972년 호주오픈 켄 로즈월(호주)의 37세 2개월이다.

무실세트로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워 더 값졌다. 페더러는 이번 대회 7경기를 치르면서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보였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7년 호주오픈 이후 10년 만이다.

1세트 게임스코어 2-2에서 맞은 5번째 게임이 승부처였다. 페더러는 칠리치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면서 분위기를 바꿨고, 5-3으로 앞선 가운데서도 다시 브레이크에 성공해 승기를 잡았다. 페더러는 2세트를 6-1로 가볍게 따내면서 19번째 메이저 우승을 예감했다.

윔블던 대기록에서 엇갈린 노장들의 희비
반면 비너스는 아쉽게 새 역사를 쓸 기회를 놓쳤다. 전날 여자 단식 결승에서 가르비녜 무구루사(15위 · 스페인)에 0-2(5-7 0-6) 완패를 안으며 우승이 무산됐다.

만약 이날 승리를 거뒀다면 윌리엄스는 만 37세 1개월로 메이저 대회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현재 기록은 윌리엄스의 동생 세레나가 지난 1월 호주오픈 우승으로 세운 35세 4개월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수는 없었다. 불혹에 가까운 윌리엄스는 1993년생인 무루구사의 활동량을 따라잡기 힘들었다. 더욱이 윌리엄스는 지난달 교통사고를 낸 후유증까지 악재가 많았다.

1세트를 접전 끝에 내준 게 뼈아팠다. 윌리엄스는 1세트 게임스코어 5-4로 앞선 가운데 무구루사의 서브 게임도 40-15로 앞섰다. 한 포인트만 더 따내면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려 10번의 랠리 속에 포인트를 내주면서 분위기를 상대에게 내줬다. 무구루사는 곧바로 서브 포인트로 듀스를 만든 뒤 게임을 따내며 1세트까지 가져갔다.

맥이 풀린 윌리엄스는 2세트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0-6으로 내주며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무구루사는 지난해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세레나를 꺾은 데 이어 올해 윔블던에서 비너스를 누르며 여자 테니스를 장악했던 '윌리엄스 자매'의 천적으로 떠올랐다.

비너스는 동생이 임신으로 대회에 불참한 상황에서 윌리엄스 가문의 저력을 보이려 했지만 좌절됐다. 다만 2011, 2012년 면역 질환을 딛고 올해 정상급 기량을 회복한 데 만족해야 했다. 비너스는 1월 호주오픈에서 2009년 윔블던 준우승 이후 8년 만에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고, 이번에도 준우승을 차지하며 부활 가능성을 확인했다.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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