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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들의 소중한 무대, 광주MBC '난장'을 살려주세요"

다양한 음악 소개한 '정통 라이브' 프로… 시청률 저조로 종영 예정

2017-06-19 17:04

"뮤지션들의 소중한 무대, 광주MBC '난장'을 살려주세요"
크라잉넛, 레이지본, 차가운 체리, 강허달림 등 뮤지션들이 한목소리를 냈다. 광주MBC '문화콘서트 난장'의 폐지에 '반대'한다고. 무슨 일일까.

2007년 3월 15일 첫 방송돼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문화콘서트 난장'은 광주MBC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장르 구분 없이 다양한 뮤지션들을 초대해 순도 100% 라이브 공연을 담아내 특히 음악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난장'은 갑작스레 '폐지'에 처하게 됐다.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지하게 됐다'는 설이 SNS 상에서 먼저 돌았고, 이후 광주MBC 시청자 게시판에는 '난장' 폐지에 반대한다는 항의글이 잇따랐다.

광주MBC는 지난 5일 "다양한 시청자의 욕구를 반영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모습으로 여러분과 다시 만나고자 한다"며 가을 개편 전까지 방송을 이어간 후 충분한 준비기간을 거쳐 '시즌2'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폐지'가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설명이었다.

1차 해명에도 문제제기가 잦아들지 않자 광주MBC는 지난 14일 다시 한 번 공식입장을 게재해 여론 수습에 나섰다.

광주MBC는 "2017년 상반기 현재, 제작중인 모든 TV 프로그램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내부논의를 몇 차례 가졌고 일부 프로그램의 조정을 결정했다"며 "'난장'은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라이브 공연문화를 선도해온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청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에 대한 객관적 지표인 시청률, 지역의 시청자들, 외부 모니터요원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검토한 결과에도 이런 점은 나타났다. 그래서 '난장'은 보다 폭넓은 시청자의 공감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를 주기 위해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겠다는 최종결론에 이르렀다. 이 결정은 제작진과 논의를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MBC는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프로그램의 중단 결정은 방송사의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며, '난장'을 아껴주시는 여러분 못지않게 아쉬움을 갖고 있다"며 "내부논의를 거쳐 지금보다 좀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응할 수 있는 제작방향을 모색할 것이다. 후속 방송(시즌2)은 충분한 내부준비와 파일럿 프로그램 평가회 등을 거친 후 내년 상반기에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 뮤지션들과 시청자들이 '난장 폐지'에 반대하는 이유

"뮤지션들의 소중한 무대, 광주MBC '난장'을 살려주세요"
미디어에서 쉽게 볼 수는 없지만 실력있는 가수들을 발굴해 그들이 들려주는 '라이브'에 집중하게 하는 프로그램은 지상파 안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 EBS '스페이스 공감' 정도다. 그래서 '난장'이 가지는 의미는 더욱 컸다.

'난장'은 비록 덜 유명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았을지라도 함께 나누고 싶은 뮤지션들을 무대 위로 불러내 시청자들과 연결해 주는 역할을 10년 동안 수행해 왔다. '난장' 폐지에 반대하는 이들은 프로그램의 가치를 시청률을 주 척도로 판단하는 광주MBC를 비판하는 상황이다.

난장 폐지 반대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국내 다양한 뮤지션들이 자필로 쓴 '반대 메시지' 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해리빅버튼 보컬 이성수, 위플레이 보컬 조설규, 나락 보컬 한영민, 크라잉넛, 화접몽, 가수 차은주, 강허달림 등 입모아 '난장' 폐지를 외쳤다.

브로큰 발렌타인은 "'난장'만큼 영상과 음향 모두에서 밴드 뮤지션 공연의 현장감을 잘 살리기 위해 애쓴 프로그램은 많지 않았다. 방송되는 곡수도 타 방송보다 월등히 많았으며, 방송 내용 역시 밴드뮤지션들의 음악과 밴드에 많은 비중을 두었기 때문에, 쉽게 라이브를 접할 수 없었던 선배 뮤지션들의 공연이나, 알지 못했던 동료 뮤지션들의 공연을 방송으로나마 현장감 있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난장'은 소속사의 유무, 인지도의 유무와 상관없이 실력 있는 밴드 뮤지션들을 찾고 그들의 좋은 무대와 음악을 알리는 아주 값지고 중요한 역할을 해 주셨다. '좋은 음악이고 열심히 하면 저 멀리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에게 닿을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품게 해 줬다"며 "대한민국 동료, 선배, 후배 밴드들의 음악과 공연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지 보여 줄 수 있는 소중한 무대이자 방송인 '난장'이 계속되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뷰렛의 보컬이자 과거 '난장'의 MC를 맡았던 문혜원은 "공중파에서 좀처럼 볼 수 없어 공연장 직캠 정도로 밖에 접할 수 없었던 (예를 들어 지금처럼 유명세를 타기 전의 신현희와 김루트, 또는 역대 난장 MC 중 한 분이신 음악대장 하현우씨가 몸 담고 계시는 국카스텐, 발표하는 음반마다 명반을 발매하는 언니네 이발관, 못, 피아 등 셀 수 없이 많은 팀들의) 라이브 영상들이 고퀄리티로 남아 언제든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되려 난장을 거쳐가지 않은 뮤지션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운 지금, 지난 10년 간의 한국 인디음악씬을 기록해 온 역사자료 박물관으로서 한국 대중음악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이라고 생각된다"며 난장의 가치를 강조했다.

차은주는 "전 유명한 가수가 아니지만 글을 올려본다. 유명하지 않은 저에게 노래할 기회를 준 방송이었거든요. 팬이 많거나 자본력이 있는 가수들이 출연할 방송만 남는다는 건 음악마저도 '부익부빈익빈'이란 생각에 속이 상한다"고 밝혔다.

에이프릴 세컨드의 리더 문대광은 "K-pop이니 문화강국이니 하는 말들이 나오지만 다양한 색깔을 가진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이브 방송은 손에 꼽히는 이런 대한민국의 현실속에서 그들에게 힘을 주고 그들과 대중과의 매개체가 되어주는 방송. 그것이 난장이었다"며 "난장은 난장이다. 후에 대체할 어떤 프로그램과도 비교할수 없이 가치있고 귀중한 프로그램임을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차가운 체리 보컬 김빨강 역시 "시청률과 이슈만이 중요시되는 세상에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많은 인디 뮤지션들의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점점 문화콘텐츠사업이 균형을 잃어가는 기분이 들어 너무 속상하다"며 "10년을 이어온 방송이다. 이렇게 쉽게 없어지면 안 된다"고 전했다.

한편, '난장'의 서포터즈 '난장씨'는 뮤지션들의 자필 메시지와 함께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난장 폐지 반대 서명'을 받고 있다. 기한은 20일 자정까지다. (링크)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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