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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위' 후속 '세모방', 도대체 뭐하는 방송이지?

[제작발표회 현장]

2017-05-24 17:01

'은위' 후속 '세모방', 도대체 뭐하는 방송이지?
MBC의 대표 예능 프로그램 '일밤'에서 몰래카메라 촬영 형식의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종영하고, 후속작으로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이 편성됐다.

'국내 최초로 프로그램 간, 방송사 간 장벽을 허문 프로그램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의 실제 프로그램들까지 출연자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소개글만으로는 뭘 하는 프로그램인지 소위 '각'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2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는 유독 질문이 많이 쏟아졌다.

CBS노컷뉴스는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세모방: 세상의 모든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나온 질문과 답을 재정리해 '세모방'이 어떤 프로그램인지를 살펴봤다.

▶ '세모방'은 무엇인가.

오는 28일 오후 6시 30분 첫 방송되는 '일밤'의 새 프로그램이다. 국내와 해외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제작현장에 가 참여해 본 결과물을 세모방 심의위원회(위원장 송해)에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방송경력을 다 합치면 195년에 달하는 송해·허참·이상벽·임백천 4명의 베테랑 MC, 동갑내기인 박명수, 박수홍이 출연한다. 동기이자 동갑 친구인 김명진 PD와 최민근 PD가 연출을 맡았다.

▶ '세모방'을 제작하게 된 배경은.

최민근 PD : 세상에 참 많은 방송들이 있는데 그 방송들은 작건 크건 다 소중하고 존재의 이유가 있다. 알려지지 않은 재미있고 특이한 방송들(이 만들어지는 곳)을 직접 가서 제작과정까지 보여주면 어떨까 이야기하다가 나온 프로그램이다.

김명진 PD : 새롭다는 반응을 들었고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기획회의하다가 온갖 방송을 다 봤는데 뭐 적당하게 떠오르지 않아서 이런 걸 다 하자! 해서 시작한 거라 홧김에 만든 프로그램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일동 웃음) 네 분(송해·허참·이상벽·임백천)은 누구도 (진행 능력에 대해) 반론의 여지가 없는 분들이다. 이것도 홧김에 얘기를 했다가 '그거 괜찮은데!' 해서 모시게 됐다. 송해 선생님이 용단을 내려주시니까 (다른 분들도) 의미있겠다 싶어서 동참하셨다. 모든 결정이 홧김으로 이루어져서 특이하게 잘되지 않을까.

▶ 다른 프로그램과 협업이 필수적인데, '세모방'의 제안에 대해 국내·해외 방송사 제작진 반응은 어땠나.

김명진 PD : 왜 MBC가 우리랑 이런 작업을 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 (방송사 대표가 와서) 몰래카메라 아니냐고 물은 적도 있다. 믿기지 않아 했다. 연예인과 처음 일해 보는 경우도 있어서 무척 신기해하는 반응도 있었다. 몽골TV 측에서도 '왜 이걸 하지?' 하면서 처음에 이해를 못하더라. 저희도 생경한 경험을 했다. 한국은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라 오랫동안 찍고 편집해서 내는데, (몽골은) 정말 찍을 것만 (카메라) 2대로 딱 찍더라. 한 PD가 한 프로를 20년씩 하고 MC도 20년씩 한다고 해서 신기했다.

'은위' 후속 '세모방', 도대체 뭐하는 방송이지?
▶ 협업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는지.

김명진 PD : 정서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못하는 것을 해 보고 싶다. 전반적으로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이 담겨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한다.

▶ 출연진이 다른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방송되는 과정을 촬영해 온 부분이 재미의 주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촬영분을 가지고 평가하는 심사가 주가 될 것인가. 방송을 보고 코멘트하는 것은 '우결' 패널이 떠오르기도 한다.

최민근 PD :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 가치, 진정성들을 담아내기 위해 심의위원회가 있는 것이다. 방송에 대해 같이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자리다. 다들 경력이 많고 깊이있는 시각을 가셨기 때문에 구성했다.

김명진 PD : '우결'과는 사실 엄청 다르다. 실제로 녹화를 해 보니 촬영이 망할 수 있다는 위험을 메꿔주는 게 세모방 위원회였다. 빈 오디오를 다 채워주시고, 사담하듯 스스럼 없는 토크가 나오기 때문에. 몇 십년씩 MC 하신 분들이라 입담들이 좋으셨고 녹화가 정말 잘 됐다.

▶ 송해·허참·이상벽·임백천 네 MC의 캐릭터가 궁금하다.

최민근 PD : 송해 선생님은 구루나 멘토 역할이다. 정신적 지주이시기도 하고 잘 정리해주시는 위원장 느낌이다. 허참 선생님은 루즈하다 싶으면 바로바로 진행을 넘어가시는 기어 역할을 하신다. 이상벽 선생님은 박학다식하고 통찰력이 있어서 기자 같은 시선으로 분석을 잘해 주신다. 임백천 선생님은 약간 귀여운 막내 역할로 장난도 많이 치시고 감초 역할을 하신다.

▶ 박명수-박수홍 두 사람을 동시에 섭외한 이유는.

최민근 PD : 박명수 씨를 섭외한 이유가 있다. (연장자이신 분들과도) 토크를 스스럼없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연예인인 것 같아서 대안이 없었다. (웃음) 진정성 하면 박수홍 씨 아닌가. 명수형만으로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함께 섭외했다. 명수형한테 진정성을 기대 안하는 건 아니고… (웃음)

'은위' 후속 '세모방', 도대체 뭐하는 방송이지?
▶ 젊은 MC들과 함께 작업하며 혹시 세대차이를 느낀 적이 있는지.

임백천 : 젊은 친구들하고 같이 일한다는 건 행복이고 행운이다. 앞으로 맞춰가야죠.

이상벽 : 그렇지 뭐~

▶ 프로그램에 임하는 각오.

박명수 : 정말 레전드 선생님들을 모시고 방송하게 돼 영광스럽다. 일밤은 세대 나누지 않고 온 가족이 즐겁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세모방이야말로) 일밤이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획기적인 기획이 아닌가 싶다. 저도 방송을 오래 해서 재미있느냐 없느냐 하는 판단이 서는 편인데, 재미있겠다는 촉이 왔다. 일밤을 통해서도 큰웃음 빅재미를 드리고 싶다. 3회 녹화했는데 웃음에 있어서만큼은 자신있다.

송해 : 프로그램 이야기를 하러 제작진이 처음 찾아왔을 때부터 느낌이 편하고 좋았다. 여기 앉아 있는 넷도 정말 이렇게 만나기 힘든 사이인데, 아무튼 잘 봐 주시기 바란다.

허참 : 여러 장르의 방송을 안 해 본 것 없이 다 해봤다. 그동안 여성 파트너가 130명 정도 될 정도로 진행을 오래 해 왔는데 남자 파트너들하고만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다. 후배들이 만들어 온 촬영분을 보고 잘하면 잘했다 못하면 못했다 평가하는 일인데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

이상벽 : 우리가 방송해 온 지 퍽 오래됐는데 네 사람이 모인 건 처음이다. 방송환경이 많이 바뀌어 요새는 리얼 시대라고 하지 않나. (방송) 경험자이긴 하지만 새로운 형식의 프로라서 흥미 느껴지고 기대감도 있었지만 두렵기도 했다. 넷이 각각 일당백이고 양념 역할 잘해주는 박명수 박수홍이 있으니, 이렇게 매주 만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추억이고 즐거움이다. 열심히 임하겠다.

임백천 : 홧김에 만든 프로그램을 해 보기는 처음이다. (웃음) 저도 어디 가면 '이 나이에 내가 하리' 이러고, 내년에 방송한 지 40년 되고 환갑이 되는데 (여기선) 막내다. 어느 사이트에 '대박 아니면 쪽박'이라는 댓글이 있더라. 그동안 일요일 이 시간대 프로를 해 본 경험에 의하면 시청률이 좋았던 테마가 '가족'이었다. 지금 녹화해 봤는데 남녀노소 가족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고 (프로그램 안에) 땀과 눈물이 있어서 쪽박보다는 대박 쪽으로 가지 않을까 기대한다. 앞으로 형님들 잘 모시겠다.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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