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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썰] 눈물 났던 아침 20170323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터뜨린 제이슨 데이. 사진=골프채널 생방송 화면 캡처

제이슨 데이(30, 호주)가 울고 있었다. 

한국시간으로 23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컨트리클럽에서는 월드 골프 챔피언십(WGC) 델 매치플레이 첫날 경기가 한창 열리고 있을 때였다. 

데이는 이날 1차전 경기에서 팻 페리스에게 6번 홀까지 3홀 뒤진 상황이었는데, 여기서 기권을 선언했다. 그리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눈물을 보이면서 어머니 때문에 기권했다고 설명했다. 

데이의 어머니는 올 초 폐암 진단을 받고 12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데이는 호주에 있는 어머니를 미국으로 모셔왔고, 미국 시간으로 금요일(24일) 폐 절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했다. 데이는 “어머니 때문에 골프 코스에 있는 게 매우 괴로웠다”며 감정이 북받쳤는지 울음을 터뜨렸다. 

골프채널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데이의 어린 시절과 어머니의 모습. 데이는 아일랜드계 호주인 아버지와 필리핀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사진=골프채널 홈페이지 캡처

데이는 12살 때 아버지가 위암으로 돌아가셨고, 이후 방황을 거듭하며 알코올 중독까지 경험했다. 이런 데이를 일으켜준 게 어머니였다고 한다. 어머니는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데이가 골프를 할 수 있는 학교에 다니도록 했다. 이날 데이의 감정이 더 남달랐던 이유였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날 한국에서는 오전 내내 세월호 인양 현장의 뉴스가 전해졌다. 

3년 만에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 선체의 모습, 현장에서 오열하는 유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 콧물이 계속 나와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날이었다. 

가족이란 게 그렇다. 옆에 있을 땐 당연한 것 같다. 하지만 갑자기 가족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 될 때, 혹은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 같은 사고로 가족을 잃었을 때 과연 누가 평정심을 찾을 수 있을까. 

“내가 골프를 하는 이유는 바로 어머니다. 가족은 내 삶에서 첫 번째이고, 나는 그저…그저…너무 힘들다”라는 데이의 말과 눈물이, 지구 반대편에서 나왔지만 이날처럼 가까이 와 닿아 가슴에 박히는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제발 골프 뉴스와 오전 TV 뉴스를 동시에 보다가 이런 이상한 감정을 느끼는 아침이 다시는 없었으면 한다.  

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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