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골프단 소속의 김해림(28)은 지난 19일 중국 하이커우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GF67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배선우(삼천리)를 연장에서 꺾고 우승했다. 시즌 첫 승이자 개인 통산 3승째였다.
이 대회는 KLPGA와 중국여자프로골프(CLPGA), 유럽여자골프(LET)가 공동주관한 대회로, 중국에서 열리고 중계방송은 중국 방송사인 CCTV 5+에서 주관방송했다.
그런데 김해림이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중계방송사 화면은 갑자기 줌아웃해서 선수들의 얼굴이 잘 안 보일 정도로 작게 잡아 논란이 커졌다. 김해림이 쓴 모자의 메인스폰서 롯데 로고를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시상식은 아예 중계하지 않았다.
중국 최대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검색한 김해림의 우승 소식도 다소 황당했다. 대부분의 중국 언론이 우승자 김해림 대신 연장에서 김해림에게 져서 준우승한 배선우의 사진만 실었다. 김해림의 얼굴을 잘 모르는 중국 독자가 본다면 배선우를 김해림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한 편집이다.
중국 언론들은 김해림 대신 배선우 사진을 싣거나, 아예 사진 없이 기사를 송고했다. 김해림의 사진을 쓴 매체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중국은 롯데가 롯데 소유의 성주골프장을 사드(THAAD) 부지로 제공한 것을 두고 최근 격렬한 반한 감정과 반 롯데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정치색을 배제해야 할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었다. 애꿎은 ‘기부 천사’ 김해림만 자신의 우승 장면을 한국과 중국, 유럽 시청자에게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셈이 됐다.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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