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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대표팀, 쿠바 상대로 확인한 과제는?

2017-02-27 10:25

WBC국가대표팀의이대호(사진제공=KBO)
WBC국가대표팀의이대호(사진제공=KBO)
앞으로 일주일이 지나면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1라운드를 치른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대표팀은 지난 주말 쿠바를 상대로 두차례 평가전을 치르면서 전력을 점검했다. 긍정적인 요소와 풀어야 할 과제를 함께 확인할 수 있었다.

▲서서히 살아나는 타선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틀동안 쿠바를 상대로 13점을 뽑았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상대로 총 6안타 2득점에 그쳤던 오키나와 평가전 때보다는 타격 감각이 많이 올라온 느낌이다.

손아섭은 쿠바와의 2경기에서 5안타, 1홈런을 몰아쳐 김인식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김태균은 오키나와에서부터 계속 날카로운 타구를 날리고 있다. 박석민과 이용규의 타격 감각도 나쁘지 않아보였다.

중심타자 최형우와 이대호는 경기 감각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타자는 잘 맞을 때가 있고 안 맞을 때도 있고 늘 굴곡이 있다"며 느긋한 입장이다.

김인식 감독은 "최형우는 아직 안타 생산이 없어서 그렇지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다. 늘 3-4-5번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고 이대호에 대해서는 "아직 100%는 아니다. 100%로 끌어올리려면 조금 더 시간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쿠바전을 통해 강속구 대응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해 아쉽다. 첫날 쿠바 선수들의 직구 구속은 대부분 130km 후반대에 형성됐고 둘째날에는 시속 145km를 던지는 투수가 나왔지만 김인식 감독은 "전날에 비해 빠른 편이지 그 정도가 아주 빠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변화구 적응 훈련은 원없이 했다. 김인식 감독도 만족스럽다. 특히 둘째날 선발투수였던 바노스는 무브먼트가 상당한 수준급 변화구를 구사해 대표팀 타자들을 괴롭혔다. WBC에서는 낯선 투수가 웬만한 정상급 투수만큼 무서울 수 있다는 교훈을 새삼 깨닫게 했다.

▲외야진 구성은 어떻게?

손아섭의 활약을 계기로 주전 외야진 구성에 관심이 쏠린다. 오키나와 훈련 당시 김인식 감독은 좌익수 최형우, 중견수 이용규, 우익수 민병헌을 생각했다. 이용규와 민병헌을 테이블세터진 후보로 꼽기도 했다. 특히 중장거리형 오른손 타자인 민병헌에 대한 기대가 커보였다.

WBC국가대표팀의손아섭(사진제공=KBO)
WBC국가대표팀의손아섭(사진제공=KBO)


하지만 대표팀에 부동의 주전은 없다. 김인식 감독은 쿠바와의 2차전을 마치고 "최형우와 이용규, 민병헌으로 포지션을 굳힌 것은 아니고 손아섭까지 4명 중 어떤 선수가 좋을지 평가를 해서 누가 먼저 나가고 누가 대타 역할을 맡을지 결정할 것. 내 포지션이다 하는 선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규가 가벼운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쿠바와의 첫 경기에서는 민병헌이 중견수를, 손아섭이 우익수를 맡았다. 두번째 경기에서는 이용규가 주전 중견수로 라인업에 들어왔고 민병헌이 대타 역할을 수행했다.

모든 선수들이 타격 감각을 좋게 유지하기만 한다면 대표팀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엄격한 투구수 제한 때문에 경기 중반 이후 투수 교체가 잦은 WBC에서는 주전 못지 않게 경기 후반 대타 카드의 활용도 중요하다.

김인식 감독은 수비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좌익수 최형우 카드를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대표팀에 파워를 갖춘 좌타자는 사실상 최형우 1명뿐이기 때문이다. 김인식 감독은 경기 후반 팀이 이기고 있을 때 좌익수 수비를 강화할 카드로 박건우를 생각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구를 펼쳐야 한다

쿠바와의 두번째 경기에 선발등판한 양현종은 3이닝동안 안타 4개를 맞고 2실점했다. 변화구 제구가 말썽이었다. 양현종은 오키나와에서부터 WBC 공인구 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한 바 있다.

김인식 감독은 변화구 제구가 흔들린 근본 원인을 공인구가 아닌 다른 곳에서 찾았다. "대체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못 잡아서 그렇게 고전했다"고 말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상대 타자를 현혹시킬 목적으로 변화구를 던져야 하는데 카운트가 몰리다보니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변화구를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많았다는 것이다.

김인식 감독은 "전체적으로 투수들이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못 잡아서 고전한 것이고 그래서 투구수가 많아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요한 이슈다. WBC에는 투구수 제한이 있다. 벤치에서 투수를 마음껏 활용할 수 없다. 무리하지 않고 잘 던지고 있는 투수를 어쩔 수 없이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투수들이 스스로 관리해야 한다. 공격적인 투구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대표팀의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는 장원준은 "최대한 빠른 카운트에서 승부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투수의 성향이 타자에게 노출되면 역으로 공략당할 여지가 있어 그 사이에서 치열한 수싸움을 잘해야 한다. WBC는 참 복잡한 대회다.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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