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이제는 '레드 소닉', 이상호의 강렬했던 첫인상

2017-02-23 06:00

“붉은 물결의 힘을 받는 것이 아직은 어색해요”

지난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상하이 상강(중국)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F조 1차전.

이날 서울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 경기했지만 골 결정력에 아쉬움을 드러내며 0-1로 무릎을 꿇었다. 2017시즌을 시작하는 첫 경기, 조별예선의 순위 경쟁에서 어쩌면 가장 중요했던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라는 점에서 2월의 추운 겨울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경기장을 찾은 서울 팬은 크게 아쉬워했다.

수원삼성을떠나'라이벌'FC서울의유니폼을입은이상호는자신의서울홈경기데뷔전에서인상적인경기력으로분명한존재감을선보였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수원삼성을떠나'라이벌'FC서울의유니폼을입은이상호는자신의서울홈경기데뷔전에서인상적인경기력으로분명한존재감을선보였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 환영받지 못한 이적생, 이상호의 불운한 출발

상하이 상강과의 경기에서 패배했지만 서울은 이날 희망을 봤다. 주인공은 이상호다. 이상호는 서울이 2017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5명 가운데 가장 충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선수다.

검붉은 서울 유니폼을 입은 이상호의 ‘첫인상’은 팬들에게는 최악이었다. 그야말로 환영받지 못하는 영입이었다. 많고 많은 선수 가운데 왜 하필 이상호였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서울의 최대 라이벌 수원에서 맹활약하며 서울 팬에게는 눈엣가시와 같았던 선수가 바로 이상호였다. 게다가 과거 서울 팬과 구단을 향해 ‘창’을 겨누는 내용의 글을 SNS에 게시했던 사실이 공개되며 이상호의 서울 입성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이었다.

이상호의 전 소속팀이었던 수원 팬 역시 그의 이적에 분노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6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에 데뷔한 이상호는 2009년 수원으로 이적해 2016년까지 간판선수로 활약했다. 2013년과 2014년 상주에서 잠시 활약한 것을 제외하면 프로 경력의 대부분을 수원에서 채웠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최근 구단 살림이 어려워진 수원은 이상호를 데려가겠다는 ‘라이벌’ 서울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황선홍 감독과 서울은 측면에서 발 빠르게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만드는 이상호의 영입으로 전력 강화를 노렸다. 동시에 라이벌 수원의 전력 약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었다.

FC서울은측면에서빠른발과왕성한활동량을자랑하는이상호의영입으로전력강화라는일차적인목적외에도'라이벌'수원의전력약화라는부가적인효과도가져다줬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FC서울은측면에서빠른발과왕성한활동량을자랑하는이상호의영입으로전력강화라는일차적인목적외에도'라이벌'수원의전력약화라는부가적인효과도가져다줬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제공)
◇ 환영받아야 할 이적생, 이상호의 힘찬 출발

이상호의 서울 신고식은 꽤 성공적이었다. 상하이를 상대로 비록 패했지만 이상호는 풀 타임 활약하는 동안 상하이의 왼쪽 측면을 쉴 새 없이 괴롭혔다. 이상호의 맹활약에 상하이의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 공격자원 오스카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 경고를 받기도 했다.

경기 후 만난 이상호는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 무난하게 첫 경기를 치렀다”면서 “첫 경기치고 내용이 나쁘지 않아 위안은 되지만 승리했다면 더 좋았을 텐데 많이 아쉽다.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파란색 유니폼을 사용했던 울산, 수원에서 활약했던 그는 “수호신의 붉은 물결을 등지고 힘을 받는다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새로운 소속팀에서 인정받겠다는 마음만은 분명했다. 이상호는 “수호신 여러분께 사랑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의 서포터 ‘수호신’의 사랑을 독차지하겠다는 2017년의 각오를 밝힌 이상호의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첫 경기를 진 것은 아쉽지만 아직 남은 경기가 많다. 올 시즌의 3개 대회에서 모두 최선을 다해 꼭 정상에 서겠다”면서 우승을 향한 분명한 의지를 선보였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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