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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 은폐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파헤친다

2017-02-17 15:07

(사진=SBS제공)
(사진=SBS제공)
오는 18일(토) 밤 11시 5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은폐·축소된 국정원의 조직적인 대선 개입 의혹을 추적한다.

지난 2015년 7월 18일 경기 용인시 인적 드문 한 야산에서 40대 남성이 자신의 차량 운전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남성은 인근에 살던 임 씨였다. 당시 차량문은 잠기지 않은 채로 닫혀 있었고, 연기가 자욱한 차량 안에는 두 개의 번개탄, 그리고 유서 세 장이 남겨져 있었다. 가족 앞으로 남긴 두 장의 유서, 그리고 '원장님, 차장님, 국장님께'로 시작되는 유서 한 장에는 의미심장한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습니다. 혹시나 대테러, 대북 공작활동에 오해를 일으킬, 지원했던 자료를 삭제했습니다.”- 고 임 씨 유서 내용 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임 씨는 국정원의 팀장급 간부로, 당시 '해킹팀 유출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이탈리아 해킹 프로그램 판매업체 '해킹팀(Hacking Team)'의 고객 명단이 누군가로부터 모두 유출됐는데, 이 가운데 한국의 '5163부대'가 해당 프로그램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5163부대는 국정원의 대외용 명칭이었음이 밝혀졌다.

유출된 자료가 하나, 둘 분석되면서 '국정원이 해킹프로그램을 통해 민간인을 사찰하고 선거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한창 불거졌다. 그 와중에 책임자였던 국정원 직원 임씨가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이다. 그의 죽음으로 국정원의 해킹 논란 대신, 임 씨의 죽음에 대한 의혹들이 무성해지기 시작했다.

"언어분석 기법 기준에 의하면 이거는 가짜 결백 유서에 해당해요. 이 유서에는 자살할 만한 분노가 없어요." - 공정식 한국심리과학센터 교수 인터뷰 중에서

결백하다던 임 씨가 죽음을 통해 묻으려 했던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국정원은 그 진실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임 씨의 유서와 해킹팀의 유출 자료를 통해 드러난 진실의 조각들은 '선거'를 향해 맞춰지고 있었다.

(사진=SBS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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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2012년 18대 대선을 며칠 앞두고 국정원 직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불러일으킨 '국정원 댓글 사건'이 터졌다. 어쩌면 대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축소·은폐된 수사 속에서 제대로 진상이 밝혀지지 않은 채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가 끝난 뒤 가려져 있던 증거들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결국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선거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법의 심판은 4년 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댓글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유일무이한 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의 명예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공교롭게도 한 달 뒤 '서울시 공무원이 간첩이었다'는 충격적인 사건이 언론에 공개된다. 그러나 재판에서 국정원이 제출한 간첩의 증거는 조작된 것이었고, 국정원이 받아낸 자백은 강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간첩혐의를 받았던 유우성 씨는 3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왜 국정원은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유 씨에게 간첩혐의를 씌웠던 것일까. 당시 국정원의 증거조작에 참여했던 협력자들이 서서히 입을 열기 시작했다.

"국정원의 존재감에 대해가지고 뭐 '댓글만 하고 이렇게 한가하게 앉아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것을 반박하는 차원에서… 이것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라는 이야기를 하더란 말이지." - 당시 국정원 협력자 인터뷰 중에서

더욱 놀라운 것은 댓글·간첩조작 사건 등 국정원과 관련된 사건에서 국정원 반대편에 섰던 인물들이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는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고소·고발장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누군가가 우리 서버에 들어와 모든 문서를 다 복사해 갔었죠." - 국정원 댓글 사건 참여 변호사 인터뷰 중에서

'해킹팀 유출사건'으로 제기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선거 개입 의혹, 국정원 댓글 사건, 유우성 간첩 조작 사건, 그리고 국정원 직원 임 씨의 죽음까지. 어쩌면 별개의 사건처럼 보일 수 있는 이 사건들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그 실마리가 드러난다.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jinu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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