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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인왕 김태우 “꽃미남 별명? 잘 생겼다는데 누가 마다해요”

2016-12-23 17:34

김태우가인터뷰도중웃음을터뜨리고있다.사진=마니아리포트
김태우가인터뷰도중웃음을터뜨리고있다.사진=마니아리포트
[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가 발견한 희망이 무엇이었는지 묻는다면, 바로 이 선수를 꼽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2016 KPGA 코리안투어 신인상 수상자 김태우(23)다.

김태우가 올 시즌 ‘남자 신데렐라’로 떠오른 건 10월 초에 끝난 신한동해오픈 때였다. 아시안투어와 겸해서 치러지는 큰 대회에서 ‘먼데이(예선)’를 거치고 본선에 나선 새내기 김태우가 깜짝 준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기세를 몰아 신인상까지 거머쥐었다.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카이도코리아 투어챔피언십에서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변영재를 제치고 수상을 확정했다.

크리스마스가 바짝 다가온 지난 22일 김태우를 만났다. 23세의 어린 선수 같지 않게 김태우는 시종 차분하고 진지하게 대답했다. 인터뷰하는 모습이 자신의 골프 스타일과 딱 비슷했다.

생각보다 더 잘 풀린 데뷔 첫해

김태우에게 먼저 투어챔피언십 때의 느낌을 물어봤다. 신인상 수상이 걸려 있어서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대회다.
김태우는 “신인상 의식을 안 할 수가 없는데, 정말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 많이 했다”면서 “시합 자체에 집중하려고 했는데, 결국 경기가 잘 풀리진 않았다”며 웃었다.
당시 김태우가 33위, 신인상 경쟁자 변영재가 44위에 그치면서 김태우가 신인왕이 됐다. 그는 “시즌 내내 샷감은 괜찮았는데, 퍼팅이 속을 썩였다. 마지막 대회 때도 결국 퍼트가 말썽이었다. 동계 훈련 때 퍼트에 좀 더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신한동해오픈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었다. 그는 “먼데이 거쳐서 본선 나갔는데, 나도 그렇게 잘 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웃으면서 “마지막 날 외국 선수(인도의 가간짓 불라)와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을 했기 때문에 갤러리들이 한국 선수인 나에게 응원을 정말 많이 해 주셨다. 결국 우승까지는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때도 퍼트가 문제였는지 묻자 웃으면서 “올해 시합 중 퍼트가 제일 잘 된 대회였다”고 했다. 김태우는 “신한동해오픈은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대회인 동시에 가장 아쉬운 대회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 신인왕 김태우 “꽃미남 별명? 잘 생겼다는데 누가 마다해요”

“잘 생겼네” 팬들 응원 감사합니다

김태우는 곱상한 얼굴 때문에 ‘꽃미남’ ‘귀공자’ 같은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그는 “그런 별명이 당연히 싫지 않다. 잘 생겼다는데 누가 마다하겠나”라면서 “팬분들이 가끔 면전에서도 ‘잘 생겼다’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감사합니다’라고 한다”며 웃었다.

김태우는 학창시절 대표 상비군 등을 거치며 유망주로 각광 받다가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에서 탈락하면서 슬럼프가 찾아왔다. 하필이면 당시 건축업을 하던 부모님의 사업도 기울기 시작했다. 학창시절 함께 주목 받았던 동기생 이창우, 이수민 등이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솔직히 조바심도 났다고 했다.

그는 골프가 더 잘 풀리길 바라는 간절함에 2013년 김효석에서 김태우로 개명했다. 공교롭게도 요즘 고민은 시즌 내내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가 7킬로그램이나 늘어난 체중을 줄이는 것이다. ‘동명이인 가수 김태우도 덩치가 크지 않나’라고 농담하자 김태우는 “골프 선수 중에도 또 다른 김태우 형이 있는데, 그 형도 덩치가 있다. 이름 때문인가”라며 웃었다.

[인터뷰] 신인왕 김태우 “꽃미남 별명? 잘 생겼다는데 누가 마다해요”

목표는 더 큰 무대

김태우는 내년 목표를 이야기하면서 진지해 졌다. 그는 “목표는 일단 한국오픈 우승”이라고 했다. KPGA는 최근 내년 한국오픈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PGA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 참가 티켓을 준다고 발표했다. 김태우는 “골프를 시작할 때부터 꿈이 브리티시오픈 우승이었다. 한국오픈에 출전권이 걸려 있다는 뉴스를 보고 진짜 설렜다”고 말했다.

김태우는 내년 아시안투어 퀄리파잉 테스트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해외투어를 준비하는 그는 진지하게 한마디 더 덧붙였다. “KLPGA의 여자 선수들이 미국 진출할 때는 그런 이야기를 안 하는데, 유독 KPGA 남자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한다고 하면 ‘한국에 대회가 없어서 돈 벌러 나가는 것’이라는 식으로 기사에 보도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선수로서 자신을 더 알리고 싶고, 큰 무대에 욕심이 나서 나가는 것 뿐이다”라며 “KPGA가 최근 대회 수도 적어지고 위축되면서 어떤 사람들은 협회 욕을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선수 욕을 하더라. 하지만 이제 협회와 선수들이 같이 개선해 나갈 때 아닌가. 남자골프를 무조건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진 않았으면 한다. 나는 선수로서 모든 대회에서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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