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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애, 윤채영…그들은 왜 일본을 두드리나

2016-11-24 08:12

윤채영(왼쪽)과안신애.마니아리포트자료사진.
윤채영(왼쪽)과안신애.마니아리포트자료사진.
[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안신애(26, 해운대비치골프앤리조트)가 2016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 3차 대회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안신애는 지난 23일 일본 효고현 아리마CC에서 열린 QT 3차 대회 A지구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중간합계 9언더파로 1위에 올랐다. QT 3차 대회는 3라운드까지 치러지며, 상위 37%의 선수가 최종전에 진출한다.

안신애 외에도 이민영(24, 한화)이 3언더파 공동 5위, 윤채영(29, 한화)이 2언더파 공동 8위, 권지람(22, 롯데)이 이븐파 공동 15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에 한국 선수들이 고루 포진해 있다.

3차 대회 2라운드까지 상위권에 있는 선수들은 내년 JLPGA 진출 티켓을 따낼 확률이 크다. 왜 KLPGA의 스타들이 한꺼번에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을까.

키워드는 변화와 도전

윤채영은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였던 ADT캡스 대회 도중 인터뷰에서 “10년 동안 KLPGA투어에서 활동하면서 정체된 느낌이 들었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변화를 줘야 선수생활을 더 오래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일본에 진출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김하늘 역시 지난해에 비슷한 말을 했다. 정체되지 않고 도전하기 위해 일본에 간다는 것이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다. JLPGA의 QT는 1차 대회부터 4차 대회까지 긴 서바이벌 과정을 거쳐야 한다. 1차 대회가 혹서기인 8월에 열렸고, 2차는 이달 초에 치러졌다. 현재 열리는 3차 대회가 끝나면 최종전인 4차 대회는 11월 29일부터 12월 2일까지 일본 지바의 도큐700클럽에서 열린다. 4차 대회는 4라운드로 치러진다.

이미 한국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였던 이들이 이 과정을 다 거치는 게 간단하진 않을 것이다. 윤채영은 “2차 QT 도중에 ‘내가 왜 여기서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며 웃었다. 반대로 말 하면, 이런 점을 감수할 정도로 일본이 매력적인 무대라는 뜻이다.

이보미, 신지애 등 성공 롤모델

미국은 문화도 크게 다르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무대다. 반면 일본은 미국에 비해 부담이 다소 덜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에서 자리를 잡은 롤모델들의 성공은 LPGA 스타들에 비해 결코 작아 보이지 않는다.

가장 대표적인 롤모델이 이보미(28, 노부타그룹)다. 이보미는 지난해 상금으로 2억3049만엔을 벌어서 국내외에서 활약 중인 한국 남녀 골프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금액을 상금으로 벌어들였다. 올해 2년 연속 상금왕을 확정했고, 일본투어 통산 20승을 거두면서 KLPGA 영구 시드권도 획득했다. 여기에 이보미가 일본에서 최고 스타 대접을 받으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다른 선수들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안선주, 신지애도 일본에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본 골프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스폰서사들이 선수를 후원하기 전에 실력과 인성, 매너를 두루두루 꼼꼼하게 체크하고 후원을 결정한다. 하지만 한 번 후원을 시작하면 특별한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계속 간다. 이보미를 후원하는 노부타그룹, 신지애를 후원하는 스리본드 등도 그렇다고 보면 된다”면서 “한국처럼 후원사가 선수들의 상품성에만 집중한다든가, 매니지먼트사 계약이 끝날 때마다 치열한 스카우트 전쟁을 벌인다든가 하는 분위기가 없다. 선수들로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KLPGA 입장에서는 스타 자원이 대거 빠져나가는 게 반가운 일이 아니다. 올해 최고 스타였던 박성현이 LPGA 진출을 선언한데 이어 JLPGA QT에 응시한 선수들이 모두 내년 일본으로 옮긴다고 가정하면 ‘스타 기근’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게 KLPGA의 남은 숙제다.

이은경 기자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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