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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썰] 골프 우승 재킷, 미국엔 없고 한국엔 있다?

지난 6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팬텀클래식 with YTN은 홍진주(34, 대방건설)의 연장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10년 만에 우승한 홍진주의 우승 스토리도 극적이었지만, ‘미녀 골퍼’ ‘필드 위의 패션모델’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던 홍진주의 독특한 우승 재킷도 눈에 띄었다. 홍진주는 눈에 확 띄는 빨간색의 케이프 재킷을 입고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홍진주가 팬텀클래식 with YTN 시상식에서 우승 재킷을 입고 트로피를 들고 있다. 사진=마니아리포트


우승 재킷, 한국과 일본에만 있다? 

KLPGA투어 대부분의 대회에서는 우승자에게 우승 재킷을 입힌다. 하지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는 우승 재킷이 있는 대회가 거의 없다. 한국에서 열리는 LPGA투어의 하나은행 챔피언십이 2013년부터 우승 재킷을 입힌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마저도 바뀌었다. 올해 이 대회 우승자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는 재킷 대신 한복을 입었다. 

우승 재킷이 보편화된 곳은 일본과 한국 투어다. 일본여자골프(JLPGA)의 경우도 일부 대회에 우승 재킷이 있고, 우리 나라와 달리 분홍 재킷 등 매우 여성스러운 컬러를 선택하기도 해서 이색적이다. 올해 KLPGA투어 대회에서는 30% 이상의 대회에 우승 재킷이 있었다. 왜 한국과 일본에서는 우승 재킷이 흔한 아이템이 됐을까. 

마스터스 골프대회를 상징하는 그린 재킷. 사진=마스터스 홈페이지 캡처


‘그린 재킷’을 본따서 만들었다? 

우승 재킷의 대명사는 마스터스 대회의 그린 재킷이다. 마스터스에서는 1949년 대회 때부터 우승자에게 그린 재킷을 입혀줬다. ‘그린 재킷’이라는 단어 자체가 마스터스 우승을 상징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마스터스 외에 딘&델루카 인비테이셔널에서도 우승 재킷을 준다. 이 대회는 1952년부터 빨간색 체크무늬의 우승 재킷을 수여하는 전통이 있다. 

유독 한국과 일본 투어 대회에서 우승 재킷이 많은 건, 전통과 그것이 주는 무게감을 중시하는 동양적인 사고방식 덕이 커 보인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손 쉽게 벤치마킹할 수 있는 게 우승 재킷이기 때문이다. 

스폰서사 상징 색깔을 각인 

우승 재킷을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스폰서사의 색깔을 강조해서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의도일 수 있다. 

KLPGA투어의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우승자는 KB금융그룹의 대표 색깔인 노란색 재킷을 입는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우승자는 파란색 재킷을 입는다. 역시 스폰서사를 상징하는 색깔이다.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은 대회 중에 참가 선수들이 푸른색 계열의 의상을 입고 나오는 이벤트도 했다. 

의류업체가 스폰서사인 경우 우승 재킷에 신경을 더 쓴다. 팬텀클래식 with YTN 대회는 의류업체인 팬텀이 스폰서사였기 때문에 재킷 디자인에 더 공을 들인 케이스다. 대회 관계자는 “팬텀 로고인 ‘날개’를 형상화해서 케이프 재킷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에 열린 BOGNER MBN 여자오픈에서는 우승 재킷을 드론으로 공중 공수하는 특별 이벤트를 했다. 

BOGNER MBN 여자오픈 시상식에서 우승 재킷을 드론에 실어서 날려보내는 장면. 사진=마니아리포트


마이클 조던의 성조기 역할?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때 미국 남자농구대표팀 ‘드림팀’이 금메달을 땄다. 이때 시상식에서 드림팀 최고의 스타인 마이클 조던이 온몸을 성조기로 휘감고 등장했다. 일설에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 조던이 농구대표팀 유니폼 스폰서사(리복)의 로고를 가리기 위해 성조기를 둘렀다’는 말이 나왔다. 조던은 아니라고 부인했지만, 그 말을 믿는 스포츠 팬은 거의 없다. 

한국 투어에서 유독 우승 재킷이 많은 이유도 비슷한 맥락일 수 있다. 인기가 높은 KLPGA투어 스타들의 경우 가슴과 팔, 셔츠 깃 등 상의 곳곳에 커다란 후원사 로고가 박혀 있다. 대회 스폰서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개인후원 로고를 크게 노출한 채 찍은 우승 기념사진 보다도 우승 재킷으로 모든 로고를 가린 채 대회 후원사 로고만 노출된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우승 재킷, 사이즈는 어떻게 맞추지? 

마스터스의 그린 재킷은 시상식에서만 입고 반납하는 게 아니라 우승자가 가져간다. 마스터스 주최측은 어떤 우승자가 나와도 대충 사이즈가 맞도록 여러 사이즈를 준비해 놓는다고 한다. 

국내 투어 역시 재킷은 우승자에게 준다. 그리고 사이즈별로 여러 벌을 준비해 놓는다. 팬텀클래식 with YTN을 준비한 크리스패션의 이혜진 이사는 “S, M, L 사이즈로 세 가지 재킷을 준비했다. 연장전을 지켜보면서 시상대 옆에서 M사이즈와 L사이즈의 재킷 두 벌을 따로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마른 체형의 허윤경이 우승했다면 M사이즈를 입혔을 텐데, 키가 큰 홍진주가 우승하면서 L사이즈를 줬다. 어떤 사이즈를 내보내야 할지 연장 내내 재킷 담당자들도 바짝 긴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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