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골프 칼럼
[마니아썰] ‘꼭, 남아서 나누는 게 아닙니다’ 김해림, 김인경이 전해준 감동  
김해림이 KB 금융 스타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아이고, 무거워'라는 장난스러운 웃음이 유쾌하다. 사진=박태성 기자

올 시즌 KLPGA의 마지막 메이저 챔피언은 김해림(27, 롯데)이었다. 지난 23일 KB금융 스타 챔피언십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내고 두 팔을 뻗어 활짝 웃던 김해림의 얼굴이 환하게 빛났다. 

김해림은 이름 앞에 ‘기부 천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07년 여름 프로에 입회한 김해림은 올해 5월에야 생애 첫 우승을 했다. 무려 9년 여간 우승컵 없이 투어 생활을 했는데, 우승이 없던 그 기간에 기부한 금액이 1억원에 이른다. 

프로골퍼라고 하면, 특히 인기 높은 KLPGA투어 프로라고 하면 돈 잘 버는 선수라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전국 골프장을 오가고, 훈련과 몸 관리까지 해야 하는 골프선수의 투어 유지비용을 감안하면 넉넉하게 버는 선수는 일부에 불과하다. 

김해림은 2011년까지 드림투어를 오가며 대회에 나섰고, 이때까지 연간 상금이 1억원 미만이었다. KLPGA 홈페이지 기록에 따르면 2011년에는 김해림의 총상금이 590만8천원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김해림은 프로 데뷔 후 꼬박꼬박 상금의 10%는 기부를 해왔다. 부모님의 권유였다고 한다. 김해림은 과거 인터뷰에서 “나도 어려운데 기부는 무슨 기부냐. 그런데 부모님이 돈 욕심 내지 말고 좋은 마음으로 나누자고 하셨다”고 했다. 

올해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첫 우승을 한 김해림은 우승 상금 1억원을 모두 기부했다. 지금까지 2억 원 정도 기부한 김해림은 “10억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한다. 

김인경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 도중 버디를 잡고 갤러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태성 기자


여자 골프에는 또 다른 스토리를 가진 ‘기부 천사’도 있다. LPGA투어에서 뛰는 김인경(28, 한화)이다. 김인경은 지난 2010년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하고 상금 22만 달러를 모두 기부했다. 

김인경은 “모든 사람에겐 도움이 필요하다. 그게 내가 기부한 이유”라고 했다. 또 “부모님의 큰 희생 덕분에 미국에서 골프를 배웠고, 나와 부모님은 이름도 모르는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 과거의 나처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김인경은 이처럼 감동적인 기부를 한 후 매우 오랫동안 우승을 하지 못했다. 심지어 눈앞에서 우승이 날아가는 불운도 겪었다. 2012년 나비스코 챔피언십(현 ANA 인스퍼레이션) 마지막 18번 홀에서 짧은 퍼트를 놓쳐 역전패한 후 한동안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그런 김인경이 이달 초 레인우드 LPGA 클래식에서 6년 만에 우승했다. LPGA투어 대회의 한국 선수 우승이 ‘흔한 뉴스’가 돼 버린 요즘이지만, 김인경의 우승만큼은 누구보다도 진심으로 기뻐한 이들이 많았다.  

스포츠를 통틀어서 기부를 실천하는 스타들은 많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자신의 여건이 어려울 때도 진심으로 기부를 실천했던 김해림과 김인경의 이야기는 더 반짝반짝 빛난다. 

기부는 꼭 넉넉하고 남아서 나눠주는 것도 아니고, 내 돈 나눠서 내가 더 잘 되자는 욕심이 들어간 것도 아니다. 오롯이 내가 흘린 땀으로 거둬들인 소중한 자신의 우승 상금을 통째로 내놓겠다는 결단은, 마지막 날 10타 차를 뒤집고 역전 우승을 하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 아닌가. 김해림과 김인경의 밝은 미소가 전하는 훈훈한 감동은 스포츠 스타가 전하는 그 어떤 감동보다 진하고 깊다는 걸 그들도 알았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마니아리포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은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여백
동영상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